내 나이가 어때서

조회 수 1506 추천 수 2 2015.07.12 11: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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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나이가 어때서

 

                                                                                                                                                                            남중대

 

  요즘 한국에서 어느 유명 가수가 부른 노래 중 ‘내 나이가 어때서’ 라는 대중가요가 있다. 중년층에게 큰 인기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몇 번 따라 불러본 적이 있다. 사실 나는 어떤이가 이 노랫말을 오선지에다 콩나물을 갖다 붙였는지는 모른다. 모두가 부르기 좋은 노래로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흥얼거리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나는 어디쯤 가고 있는가를 살펴보게 된다는 사실이다.

  IT시대의 산물로 100세 시대의 청신호가 켜진 지금, 인생 60은 끝이 보이지 않는 먼 길이 남아있는 듯도 하지만, 나는 막차를 타고 가는 노신사가 되어 있다. 이에 걸맞은 사건이 하나 있다.  2011년 9월 1일이다. 나에게 신인수필가라는 또 하나의 명패가 붙은 날이다. 이날은 숨길 수 없으며 얼굴 붉어지는 쑥스러운 날로 기록되어 있다. 이 일을 만들어준 두 분의 후견인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 오랜 세월 연극공연과 수필낭독을 함께했던 85년 인생드라마의 막을 내린 아동극작가이며 수필가였던 주평 선생님의 특별한 훈육이 있었다. 그리고 힘겹고 어렵기만 한 낯선 이민생활 속에서 잊히고 있었던 허홍구 시인이다. 서울 광화문 뒷골목 어느 작은 목로주점 구석진 테이블에 쪼그리고 앉아, 지나간 세월과 남은 세월을 막걸릿잔에 철철 넘치게 부어 주고받던 일이다.  나는 어설프지만, 글짓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떨리는 내 속마음을 한 문단에다 조심스럽게 열어 놓았다. 이후 당선소감 속에 나의 사진과 약력까지 덤으로 내놓게 된 것이다.

  사람은 어머니의 산고를 알고 태어나지는 않는다. 그러면서도 뭘 알기나 한 것처럼, 두 팔다리를 바동거리며 첫 울음을 시작으로 세상살이 인생무대의 막을 올리게 된다. 이처럼 성장하면서 누구를 만나느냐, 어떤 스승의 가르침을 받느냐에 따라 살아가는 인생길이 달라질 것이다. 잘난이는 일찍, 못난이는 늦게 승리하여 행복을 누린다. 그런가 하면 평생 어두운 자갈길 안에서 헤매다가 세상일을 마감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잘나지도 못나지도 않은 나는, 내 갈 길을 내 걸음으로 왔고 또 가고 있지만 참으로 복이 많은 것 같다.
  내 작은 마음 판에 어제와 내일을 그리다 말고 멈춰 서 있는 나에게, 새로운 시작의 유혹이 따사로운 남풍이 되어 불어왔다. 60년 세월을 한참 넘긴 나를 늦게나마 넓은 세상을 볼 수 있게 복을 주시니 그저 고맙고 감사 할 뿐이다. 그렇다. 시작이 늦다고 생각지 않는다. 바르고 정직하게 언행일치의 삶을 한 편을 글로 그릴 것이다. 마지막 종착역이 가까이에 있을지라도 나는, 내 스타일대로 천천히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다.
  긴 겨울을 참고 견딘 인내가 있었기에 달콤한 봄비를 먹으면서 새 생명을 잉태할 수 있다. 가을을 기다리며 향기를 담은 꽃을 피워내기에 탐스럽고 보기 좋은 알이 꽉 찬 열매를 맺어 사랑을 받고 기쁨의 결실을 힘껏 안아볼 수 있다. 이러한 진리를 마음 깊숙한 곳에 담고 경주할 것이다. 차오르는 답답한 숨을 몰아쉬면서 아직도 내 작은 주름진 육신에 남아있는 열정을 쏟아 내기 위해 헉헉대며 걸어갈 것이다.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가요의 내용처럼 용기와 자신감으로 앞서 가는 그들을 땀을 내며 쫓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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