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뜰에 난 감정이 많다
작은 뜰인데 초록들의 싸움에 소란스러워 가끔들여다 봐야한다
때론 의도치 않게 내 마음을 거스린다 오이와 고추 그리고 머위가 내 사랑을 받고 있는 귀염둥이들이다
선 머슴이 사람 잡는다고 들깨가 말썽이다
넓찍하면야 누가 말하랴 두평남짓한 좁은 공간에 난 ,고구마 ,사과나무 ,장미까지 세력 다툼에서 장미와 사과나무는 일찍 통큰 나무답게 세력다툼에서 벗어나서 아랫것들이 그렇치뭐 하며 독야청청이다
문제는 밑에서 아등바등거리는 잎새을 키우는 녀석들이다
그나마 화분에 딴집 살림난 오이와 가지 고추는 다행이라는듯 공간 확보라는 싸움에서 이기기만 하면 되는데 머위와 고구마 들깨 그리고 난들은 죽기 살기다
잠시라도 틈만 보이면 어깨부터 치고나오니 말리는 난 감정이 상한다
자식이 여럿이면 안 아픈 자식이 없다지만 부모마음은 그래도 더 정이 가는 자식이 있기에 부모이기전에 인간이다
미움을주니 더욱 성한다
들깨의 왕성한 식탐은 일찍이 알았지만 이렇게 눈치코치 없는줄은 예전에는 미처 몰랐다
머위 잎새인지 들깨 잎새인지 구분이 안갈정도로 자란 들깨 혹시 당뇨병이라도 걸려 고생할까봐 천천이 먹으라해도 막무가이다
작년에 떨어진 씨앗에서 온통 드넓고 넓은 두평짜리 뒷뜰에서 천하통일로 꿈꾼다 감히 인간의 미움까지 도전 하면서
이유는 있다 안주인의 보호를 받고 있으니 그 세력을 누가 말리랴
뒷뜰의 주인은 내가 아니라 아내다
나야 물 한번 주는것도 보름에 한번 줄까말까이지만 안주인은 들며 나며 물호수의 주둥이를 아낌없이 들깨 아랫도리를 시원하게 씻겨주니
세상 물좋다는것을 아마 봄부터 알았을것이다
나야 어쩌다 들여다보면서 내 아끼는 머위잎새에 물한번 주면서 뛰기는 물방울조차 근처에도 안가게 하는 들깨를 미워하면 안되지만 그래도 내마음은 상한다
빨리 빨리 세력을 넓혀 천하통일을 이루라고 힘을 실어주는 머위잎새위에 맺힌 물방울이 또르르굴러 들깨 한테로 가곤하니
이 작은 전쟁터를
일요일마다 보는 기쁨과 기다림이 오이를 키우고
팔월이라 전쟁은 극에 달해 울창해져 오늘도 키우는 재미에 감사 하며
세상 삶에 스트레스를 초록에 묻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