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중간 정거장' 가거도 통과 파랑새 올해 유독 많아
메테르링크의 동화에 나오는 진짜 '파랑새'를 볼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동화 덕에 단순한 새가 아닌 행복의 상징이 된 파랑새가 '철새 중간 기착지'인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에서 포착됐다.
번식지인 육지로 이동하며 지친 나래를 잠시 접고 쉬며 힘을 충전하기 위해 잠시 들른 것이다.
조류전문가 고경남 신안군 가거도출장소장은 8일 "올해는 지난 4월 말부터 가거도를 통과하는 파랑새 개체가 유독 많이 눈에서 뛴다"면서 "한국에서는 흔하지 않은 여름철새인 파랑새는 좀처럼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파랑새는 이름처럼 파랗지 않다고 한다. 멀리 있을 때 만큼은 더욱 그렇다고 고 소장은 얘기했다. 행복이 그러하듯 파랑새의 참모습을 보려면 가까이 가야 한다는 것이다.
머리와 꼬리 부분은 까맣고, 부리는 붉은빛이 감도는 산호색이다. 그러나 짙은 청록색이 감도는 몸통은 보는 각도에 따라 묘하게 달라 보이는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고 고 소장은 덧붙였다.
몸길이 약 29.5cm. 나무에 구멍을 뚫고 번식한다. 나무꼭대기 근처에 앉아 있다가 날아다니는 곤충을 주로 잡아먹는 파랑새는 멸종위기 등급으로 관심이 필요한 새다.
무더위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힘든 요즘 나의 파랑새는 어디에 있을까 한 번 찾아보자. 보이지 않는다면 내 마음속을 들여다보자. 거기에 있을지 모른다. '가장 가까운 곳에 파랑새가 있다'는 말을 되새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