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인 출세작 1
한국문인협회 시분과 사화집
■ 책 소개
■ 본문 - ‘축사’
시문학의 금자탑
- 문효치(한국문인협회 이사장) 발간사 - 특별한 문화적 사건- (한국문인협회 시분과 회장)
한국문인협회 시분과에서 협회 사상 처음으로 시인들의 ‘등단시’ 사화집인 『한국시인 출세작 1』을 발간하게 된 것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합니다.
등단시는 잘 아시다시피 한 문학도가 우리 문단에 첫발을 내딛게 된 작품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한 사람의 아마추어가 한 사람의 기성시인으로서 문단과 세상에 알리는 최초의 신선한 목소리입니다. 그러므로 등단시는 시인 개인으로나 문학사적으로나 대단히 중요한 작품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중요한 시들을 한자리에 모은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문학적 의의를 지닌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사화집이 시인들의 작품 연구를 위한 하나의 출발점으로서의 가치와 살아있는 현대 시문학사의 역할을 함께 겸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은 더욱 큽니다.
시인들의 등단시와 그 이후의 작품들을 비교해보는 것 또한 매우 뜻있는 일일 것입니다. 어떤 시인은 초기의 등단작이 대표작이 되는 경우가 있고, 또 어떤 시인은 중기의 작품이, 혹은 말기에 발표한 작품이 대표작이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 시인의 작품 변모 과정을 파악할 수 있는 최초의 실마리가 등단시이므로 그 의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그 어떤 일도 출발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도 있지요. 이번의 『한국시인 출세작 1』은 말하자면 그 첫걸음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참여시인들이 더욱 많아지고 그에 따라 작품도 더욱 다양해지면서 『한국시인 출세작 1』이 우리 한국 시문학사에 빛나는 훌륭한 금자탑 중의 하나가 되기를 빌어 마지않습니다.
문 앞에서 / 석정희
나 여기 있습니다
거리의 먼지 뒤집어 쓰고
돌아 온
나 여기 있습니다
기다리시는 그림자
창에 비쳐
잰 걸음으로 왔습니다
떠돌던 먼 나라의 설움에
눈물 섞어 안고
나 여기 와 있습니다
어둠 속 머언 발치서
아직 끄시지 않은
불빛을 따라
나 여기 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