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떠난 지 벌써 4년… 문학계, 추모열기 뜨겁다 |
수필집 7권 내고 소설집도 출간 |
오는 22일 소설가 박완서(1931∼2011·사진) 4주기를 맞아 출판사 문학동네가 사실상 절판된 상태인 그의 산문집 7권을 새로 펴냈다. 1977년 평민사에서 출간된 고인의 첫 산문집 ‘쑥스러운 고백’을 비롯해 ‘나의 만년필’(1977) ‘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들’(1978) ‘살아있는 날의 소망’(1982) ‘지금은 행복한 시간인가’(1985)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애수’(1986) ‘나는 왜 작은 일에만 분개하는가’(1990) 등이다.
초판 당시의 원본을 그대로 살리되 중복되는 글을 추렸다.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는 ‘쑥스러운 고백’, ‘혼자 부르는 합창’은 ‘나의 만년필’ 등으로 일부 작품의 제목을 바꿨다. 박완서의 손녀 김지상 씨와 이병률 시인이 찍은 유품 사진은 새 책의 표지 이미지가 됐다. 편집 과정에 참여한 고인의 맏딸 호원숙 씨는 “1970∼1980년대 쓰인 글이지만 지금 봐도 생생함이 살아 있다”며 “사회 불평등을 안타까워하고 돈이 중심이 되는 삶에 대해 경고했던 글들은 현재에도 적용되는 듯하다”고 했다. 이어 “지위 고하를 따지지 않는 마음가짐으로 따뜻하고 예리하게 사람과 사회를 바라봤던 어머니의 시선을 젊은 세대들에게 전해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수필가인 호 씨는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을 담은 산문집 ‘엄마는 아직도 여전히’(달)도 함께 출간했다. 고인이 세상을 떠나기 전의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을 소개한 1장 ‘그 전’, 타계 후 고인이 생전 머물던 경기 구리시 아치울마을에 머물며 어머니를 회고한 2장 ‘그 후’, 틈틈이 일상에서 포착한 삶의 의미를 담은 3장 ‘고요한 자유’로 구성됐다. 호 씨는 “살아 계실 땐 (작가로서) 어머니의 존재가 너무 컸기 때문에 그 그늘을 벗어나려고 글을 썼는데, 돌아가신 후에는 오히려 어머니에 대한 얘기를 자주 쓰게 된다”면서 “삶과 글이 일치된 작가, 여성, 한 인간의 아름답고 사랑스러웠던 모습을 담고 싶었다”고 했다.
고인의 4주기를 추모하는 책 출판과 행사도 이어지고 있다. 여성동아 문우회는 고인을 기리며 추모 소설집 ‘저물녘의 황홀’(문학세계사)을 펴냈다. 1970년 ‘나목’으로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된 박완서는 생전에 이 모임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소설집에는 고인의 단편 ‘저물녘의 황홀’을 비롯해 노순자 우애령 등 후배 여성 소설가 14명의 신작 단편이 실렸다. 오는 28일 경기 구리시 구리아트홀에서는 박완서를 추모하는 낭독회와 음악회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