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새로운 브랜드인 ‘I.SEOUL.U’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도대체 왜 바꿨는지 모르겠다” “예산만 낭비한 것 같다” “생뚱맞다” “문법에 맞지 않는 콩글리시”라는 시민들의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기존의 ‘Hi Seoul’이 훨씬 낫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지난 28일 저녁 서울광장에서 열린 새 브랜드 선포식에서 시민 1000명과 전문가가 최종 후보 3가지를 놓고 투표한 결과 ‘I.SEOUL.U’는 58.21%의 지지를 얻어 ‘Seouling’과 ‘SEOULMATE’를 제치고 서울의 새 얼굴로 낙점됐다. 2002한일월드컵 직후 이명박 서울시장이 취임하면서 만든 ‘Hi Seoul’ 이후 13년 만에 나온 브랜드인 것이다.
서울시는 “서울을 중심으로 나(I)와 네(U)가 만나 열정과 여유로 어우러진다는 공존의 의미를 담았다”고 했다. 하지만 서울시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새 브랜드에 대한 비판과 패러디가 이어졌다.
서울시는 브랜드 교체 배경 중 하나로 ‘Hi Seoul’에 덧붙은 ‘Soul of Asia(아시아의 혼)’라는 표현이 2006년 중국내에서 사용 허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에게 거부감을 느끼게 하는 슬로건이라는 얘기다. 그러면 ‘Hi Seoul’만 쓰면 될 일이다. ‘Hi Seoul’ 브랜드의 자산가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294억원에 달한다는 연구도 있었다.
브랜드 슬로건은 직관성이 생명이다. 누구나 딱 보고 바로 연상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새 브랜드는 확실하게 와닿지 않는다. 외국인도 뜻을 짐작하기 힘든 브랜드로 얼마만큼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낼지 의문이다.
‘I♥NY(아이 러브 뉴욕)’은 1977년 만들어진 후 세계적인 도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서울시가 참고해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