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0.03.26 18:14 | 수정 2020.03.26 18:15
바이러스 확산 미국 실업자 역대 최다 증가
금융위기보다 더 빠르게 많이 일자리 사라져
위험군 4500만명..."실업률 30%" 전망도
대공황·금융위기보다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순식간에 더 많은 일자리를 빼앗아가고 있다는 통계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미국 경제활동이 본격적으로 멈춰선 3월 셋째주 미국의 신규 실업자는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캘리포니아주(州) 개빈 뉴섬 주지사는 25일 “지난 13일 이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00만건에 달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3월 8~14일 미국 전체의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약 28만건이다는 점을 감안하면, 캘리포니아에서만 한주 사이 미 전체의 약 3배에 달하는 새 실업자가 쏟아졌다는 뜻이다. 미 노동부는 25일 오전(현지 시각) 미국 전체의 실업자 통계를 발표한다.
-미국 실업자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뉴욕 맨해튼 무료 급식소 앞에 줄 서 있는 사람들.
미국의 실업 쇼크는 강제적 자택 격리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하는 주 정부가 늘어나면서 발생했다. 뉴욕·캘리포니아 등 경제 활동이 활발해 사람이 많이 모이는 주부터 ‘셧다운’ 명령이 내려졌다. 식당·극장·슈퍼마켓·여행 그 무엇도 영업을 할 수 없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런 산업의 종사자들은 순식간에 일자리를 잃었다. 식당 온라인 예약 서비스 오픈테이블에 따르면 3월 둘째주 미국의 식당 예약은 ‘제로’였다. 미국 슈미트 선물 마서 김벌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실업자 증가의 속도와 규모를 보고 있다 보면 현기증이 난다. 한마디로 믿을 수 없는 실업자 숫자가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때 발 디딜틈 없던 뉴욕 타임스스퀘어가 22일 텅 비어 있는 모습. 극장, 식당, 공연장 등이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위해 문을 닫으면서 미국 실업자는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어나고 있다.
신규 실업자 증가에 이은 수순은 가파른 실업률 상승이다. 이미 눈을 의심케 하는 전망이 나온다. 미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제임스 불라드 총재는 “지금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실업률이 30%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는, 재택 근무가 불가능한 서비스업 종사자는 약 4600만명이다. 코로나가 더 장기화하면 이들이 모두 일자리를 잃을 위험이 있다고 불라드 총재는 경고했다.
미국의 3월 셋째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발표된 26일 미 의회는 2조2000억달러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코로나 경기부양책을 통과시켰다. 이 부양책엔 실업수당 보조금을 2600억달러 더 지원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전일 이틀 연속 미 증시가 상승한 ‘백투백 랠리’와 미 경기부양책 통과라는 호재가 있었지만 실업자 폭증에 대한 불안이 확산하며 이날 한국 코스피와 일본 닛케이는 각각 1.1%, 4.5%씩 하락했다. 유럽 증시도 이날 오전 약 3%씩 급락해 거래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