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 배출의 산실인 중앙대 문예창작과를 단 3명의 교수로 꾸려가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지속되자 학생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2011년 수익성이 없는 학과를 대거 축소해 기업식 구조조정 논란이 일었던 중앙대가 두 번째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가운데 문예창작과도 위태로워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중앙대에 따르면 문예창작과 전임교수는 전영태, 이승하, 방재석 교수뿐이다. 재학생은 230명(정원 287명)으로, 교수 한 명당 학생 77명인 셈이다.
더욱이 전 교수는 비평, 이 교수는 시, 방 교수는 소설 전공으로 드라마나 시나리오·동화 등의 분야는 전공교수가 없다.
이 때문에 전임교수가 소화하지 못하는 수업은 시간강사가 대체하고 있다.
작년 1학기 4명이던 교수는 8월 박철화 교수가 사직하면서 줄었다.
여기에 전 교수마저 정년으로 이달 학교를 떠난다. 전임교수 두 명으로 새 학기를 시작해야 할 처지가 된 것이다.
현재 문예창작과는 별정제 교수 한 명을 선발 중이다. 별정제 교수는 전임이지만 강의시수와 급여 등의 조건에서 전임교수와는 차이가 크다.
중앙대는 1953년 우리나라 대학 최초로 문예창작과를 만들었다.
이 학과를 나온 문인은 이문구·김주영·오정희·김원일·박민규·조세희 소설가, 주찬욱·정성희·정형수·구현숙 드라마 작가, 이시영·오정국·이경록 시인 등 수없이 많다.
서상희씨가 올해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부문, 김아정 씨가 문화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당선되는 등 이 학과 출신들은 여전히 저력을 보이고 있다.
이런 자부심에도 수년째 교수 충원조차 되지 않는 초라한 처지가 수년간 지속하자 학생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번 달 초 대학본부를 항의방문한 데 이어 겨울방학임에도 비상총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일각에서는 현재 학과(부) 구조개편을 진행 중인 학교 측이 문예창작과를 통폐합 대상에 포함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앞선 2011년 중앙대는 학문 단위 재조정을 시행해 19개 단과대학 77개 학부(과)를 5개 계열 11개 단과대 47개 학부(과)로 재편한 바 있다. 이때 비교민속학과 등 인문사회계열 4개 전공이 폐지돼 학내외적으로 반발을 샀다.
두 번째 구조개편 역시 취업률과 대외경쟁력, 연구업적 등을 지표로 내세우고 있어 인문·예술계열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
김하영 문예창작과 비상대책위원장은 “학생들이 정상적으로 수업받을 수 있게 신학기 전까지 교수 충원계획을 마련하도록 학교 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문예창작과를 축소할 계획은 없으며 교수 충원도 검토해보겠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