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 향연

조회 수 1257 추천 수 0 2025.05.02 19:39:27

 

 

꽃밭1.jpg

                                         꽃들의 향연

 

                                                                                                      정순옥

 

행복하다. 꽃들의 향연에 초대받으면. 화사한 꽃들이 어우러진 꽃밭에 들어서면 풍성한 잔치에 기쁨이 넘친다. 내가 평생토록 살고 싶은 곳, 지상 천국이다. 시시때때로 함께 즐기는 수많은 꽃들은 언제나 나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기쁨으로 충만하게 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시절 따라 모습을 달리하는 신비스런 꽃들의 향연에 나는 취해 산다. 살구꽃 개나리 진달래 할미꽃 라일락 장미꽃 코스모스 동백꽃 눈에 안 보이는 꽃들까지도 이름을 부르며, 모양을 감상하며, 향내를 맡으며, 색깔을 만끽하며, 감촉을 느끼며, 안녕을 빌며……

 

뻐꾹! 뻐뻐꾹! 뻐꾹새가 앞산에서 노래를 부르며 새봄이 왔음을 알려주면, 마을 어귀 우물가에 있는 살구나무는 반가워서 잎보다 먼저 꽃을 피워 환한 미소로 재빨리 봄을 맞이한다. 이 세상에 있는 봄꽃들은 새 생명을 찬양하는 교향곡을 연주하며 꽃들의 향연을 펼친다. 오늘도 나는 싱그러운 꽃들의 향연에 초대되어 즐겁다. 수많은 꽃 중에서도 봄의 설렘을 갖게 하며 내 가슴을 뛰게 하는 살구꽃을 보면서 내 감성을 추스른다.

 

살구꽃

동구 밭 우물가에 새봄을 알리려고 미소부터 짓던 꽃잎

열아홉 살 처녀가 머리 위에 이고 가는 물동이 속으로

봄바람 타고 사뿐히 흩날리며 내려앉던 연분홍색 꽃잎

지금은 멀리 타향 나의 가슴에 추억되어 흩날리고 있네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며 여름을 알리면, 봉숭아 채송화 장미꽃꽃들은 신이나 춤을 춘다. 꽃밭에서 야산에서 길가에서 사랑스러운 꽃들의 향연은 펼쳐진다. 청춘남녀들이 해수욕장을 찾아 뜨거운 열정을 식혀가며 모래사장에 사랑의 이름을 새겨 갈 때는, 해님도 사랑에 흥이나 눈부시게 햇살을 품어낸다. 사랑의 언어에 속삭이듯 장미꽃이 더욱더 달콤한 향기를 품어내면 첫사랑 추억에 빠져버리는 나.

 

장미꽃

사랑의 언어로 한 아름 선물 받던 날, 나는 가슴이 뛰었지

사랑의 심장을 터트려 빨강 색깔이 되어버린 너

사랑의 달콤한 향내로 온 세상에 사랑편지를 쓰는 너

사랑의 화신 되어 오늘도 나를 감싸고 있네

 

결실의 계절 가을이 오면 코스모스 구설초 국화 , 가을 꽃들의 향연은 들녘에서 더욱더 풍성해진다. 파아란 하늘 및 넓은 학교 운동장에서 청군 백군 나누어 운동회를 하며 웃어 대는 꿈 많은 학생들의 웃음꽃 속에서 새 나라의 아름다운 꽃들이 향연을 펼치는 가을. 신작로 옆으로 코스모스가 하늘하늘 피어나는 학교 길에서 친구들과 깔깔거리며 웃던 즐거웠던 시절이 생각나, 나는 멀리 타향에서도 해마다 코스모스를 나의 꽃밭에 심는다. 나는 가을날에 핀 코스모스를 생각하자 어느새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는 정다운 언어들이 쏟아져 나온다.

 

코스모스

너를 보면 행복해

나를 보면 너도 행복해?

우리는 너의 이름처럼

어울리는 꽃들인 거야

 

순백의 함박눈이 하늘에서 나르고 수정 같은 고드름이 초가집 처마에 달리는 겨울이 되면, 꽃들도 순결한 사랑에 수줍은 얼굴을 붉힌다. 동백꽃 군자란 시클라멘나뭇가지들 위에 피어나는 눈꽃들의 향연에 감탄하여 숨이 막힐 지경이다. 넓은 들 얼음 위에서 눈썰매를 타던 동심이 살아나, 추억 속에서 행복해하는 나는 이미 머리카락이 흰 눈처럼 나풀거린다. 그래도 가슴은 언제나 뜨거운 열정으로 동백꽃 사랑에 취해 시인의 마음이 된다.

 

동백꽃

빨갛게 흐르는 동백피가 맺혀져 한 송이 꽃이 되었다네

순결한 흰 눈 사이로 살포시 고개를 내민 정절 품은 빨강 꽃

그리운 님을 그리는 영혼은 여수의 동백섬을 찾아 길을 떠나려는데,

동박새는 그럴 필요 없노라며 부지런히 돌아다니면서 꽃가루를 버무린다.

 

인생살이는 언제나 시절 따라 피어나는 꽃처럼 새로운 인연을 만나 아름다운 삶의 웃음꽃을 피우며 살아가고 있다. 시절 따라 피어나는 꽃들이 다른 특성을 지니고 예쁘듯이, 새롭게 만나 살아가는 사람들의 웃음꽃도 나름대로 예쁘다. 나는 지구촌에서 피어나는 한 송이 웃음꽃이 되어, 아름다운 사람들이 만나서 사랑의 향기를 풍기는 웃음꽃들의 향연에 어우러지면 참 좋겠다. 색깔도 아름답고 냄새도 향기로운 나의 웃음꽃을 피워, 알록달록 피어나는 이 세상 다른 꽃들 속에 섞여 아름다운 꽃들의 향연에서 행복해하고 싶다.

항상 꽃들의 향연에 참석할 생각을 하면 가슴이 설렌다. 빨강 색 노랑 색 분홍 색또다시 만날 각종 싱그러운 꽃들의 모습을 그려본다. 각종 꽃들의 향연에 행복해하는 나. 이 세상 아름다운 사람들이 꽃들의 향연에 행복해하는 꿈을 꾸어 보기만 해도, 나는 즐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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