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시/ 新年 詩 / 2020 更子年
그들이 돌아오기를
기청
집나간 그들이 돌아오기를
부끄럼도 모르는
무명(無明)의 누더기 벗고
형성된 모든 것
변하고 사라진다는
무상(無常)의 이치
집 나간 그들이 돌아오기를,
제집을 잊어버리고
가가호호 걸식을 하며 평생
떠돌아온 그대,
시냇가 개울물
돌돌돌 흐르는 소리 귀가 열려,
버들가지 실눈 뜨는 기적에
마음 눈이 활짝 열려 물 건너
비탈길 돌아
제집으로 돌아오기를,
뜬구름 무지개 따라
제 고향 제집도 잊은 떠돌이
시퍼런 진실의 눈은 가리고
거짓의 입은 능숙하고 거칠어
귀마저 아예 닫아 잠근,
봄이면 복사꽃 피어
환한 그대,
본성의 고향마을
먹지 않아도 언제나
배부른 그대,
제집으로 돌아오길
출전/ 미발표 신작
/// 窓과 創 ///////////
새해 첫날 아침, 가벼운 눈발이 날리고 있는 설렘의,
2020년 정월 초하루, 경자년 흰쥐 띠의 해가 밝았습니다
****
지난해 많이도 아파했을 그대에게 위로를 보냅니다.
이미 과거의 시간이 되었지만, 되돌아보기도 싫은, 아프고
슬픈 한해였습니다.
진실이 가려지고 거짓이 미친 춤을 추는, 광란의 시간이었습니다.
대낮도 밤중처럼 적막하고 외롭고 아프기만 한, 천애(天涯)의 절벽 같은
암흑의 시간이었습니다.
모두 제정신이 아닌 혼돈 암울 절박의 비현실(非現實), 그 깊고 아득한
굉도의 막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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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물이 머물지 않듯이, 시간도 머물지 않아 이제 새로운 역사의 한
시퀸스를 맞이합니다.
새로운 운기(運氣)의 흐름이 기다리고 있음은 분명 희망입니다.
우리는 진실에 대한 믿음, 정의와 양심의 절대성, 그 불변의 진리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있는 한, 새싹이 돋아 거짓말처럼 꽃을 피우는, 봄의 신명,
우주와 대자연의 경이로운 창조의 힘을 여전히 의지하고 존중합니다.
우주 생명의 이치를 거슬러 불법 편법 눈가림 날치기로 잠시 속이고
현혹하지만, 결코 오래가지 못할 것은 자명(自明)합니다.
그들은 본성의 제집을 잊어버리고 허깨비처럼 방황하는 무명의 슬픈 무리일
뿐입니다. 이제 그들이 정신을 차려 진여(眞如)의 제 고향, 제집을 찾아오는
것이 순리입니다.
많이도 아파했을 그대에게, 다시 한 번 위로와 희망을 전합니다.
새해 복 많이 지으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2020, 경자년 새해 새날에
청사(기청)-글 (시인, 비평가)
시인이며 비평가이신 기청 선생께서 저희 미주지회로 보내온 새해 신년 시입니다.
앞으로 직접 올릴 수 있도록 선처를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