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일출
정태호
눈밭에 간간이 날리는 대설 절기, 새벽 기도 마치고
교회 뒷산 오르다가 뒤를 돌아보면 멀리 산 너울사이
사이 울 엄니 아지랑이 산안개로 피어오르다.
요양병원서 아들 이름도 모르는 타령조 한 맺힌 그
가락이 어린 동생 등에 업고 행상 꾸러미 머리에 이고
비틀걸음으로 춤추는 노래가 되어
피로가 스멀스멀 노동으로 다가오다가 잰걸음으로
도망가다.
다섯 살 큰 아들 앞세워 걷던 시절 원망처럼 자라던
울 아베 살아생전의 진자리 누더기를 깁듯 짜맞춘 기억도
이젠 배고픈 보릿고개 추억이 되고 산 너울 아름다운
풍경이 무덤처럼 선명한 침묵으로 다가서는 우주가 되고
여명을 깨우고 솟아오르는 일출.
시린 숨결로 햇살을 비추면 아픈 추억은 엉뚱한 몸살이
되고 잠들었던 침묵이 다시 기지개를 켠다. 아프게
▶출전; <셋> 동인시집 제1집
정태호 시인 약력========
1987 <시와 의식>지를 통해 등단
시집 <풀은 누워야 산다><나도 시베리아로 가고 싶다>
<창세기>외,
국제 펜 한국본부 이사, 서울 시인협 이사, 한국시원 운영이사
한국문인협회원.
//// 窓과 創 /////////////
가족애를 통한 사랑과 감사의 메시지
크리스천 시인 8명(정순영 정태호 조덕혜 이영하 외)이 모여 만든
<셋>동인지 창간호에 실린 작품. <셋>은 성경에 나오는 증거하는 자인
'성령과 물과 피'의 '셋'에서 따온 것이다.
청태호 시인의 <겨울 일출>은 세상 소시민에게 보내는 위로와 감사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시적 화자의 회상을 통한 가족애가 깊게 묻어난다.
‘겨울 일출‘을 통해 차갑고 아픈 유년의 회상(겨울)과 희망을 암시하는
‘일출‘의 대비적 이미자가 제시된다.
지나온 고난의 회상을 통해 부모님의 희생에 대한 감사와 새삼 가족에
대한 끈끈한 사랑을 확인한다.
동시에 시적 화자의 애환은 비슷한 시대를 살아온 소시민의, 그 공감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 특히 ‘울 엄니’ ‘울 아베’와 같은 방언을 통해
꾸밈없는유년기의 깊고 애틋한 정감의 표현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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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찾아오는 크리스마스와 이브, 가족과 이웃을 생각하는 날,
올해는 부쩍 캐럴 송이 줄었다. 지하철 사람들이 붐비는 자선냄비에
손길이 뜸하다.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신 참뜻을
되새기는 날, 외롭고 아픈 사람들의 영혼이 따뜻하게 위로 받기를,
사랑과 평화와 화해의 축복이 온 누리에 가득하기를-
-Merry Christmas !!
(글-청사, 시인 비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