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편찬위, 내달 업데이트 완료…2억4천만자 '대기록'
승정원일기
세계 최대 역사기록물인 '승정원일기' 원문을 데이터베이스(DB)화하는 작업이 15년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국사편찬위원회(국편)는 2001년 시작한 승정원일기 DB 구축을 완료했으며 다음 달 말까지 국편 홈페이지 업데이트도 마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조선시대 왕명의 출납을 관장하는 승정원에서 매일 취급한 문서를 일기 형식으로 기록한 승정원일기는 글자 수가 2억4천여만자에 달하는 세계 최대 역사서다. 조선왕조실록의 약 4배에 달하는 분량이다.
절반 정도가 불에 타 사라졌고 현재는 인조에서 순종 때까지의 기록만 남아 있지만, 그 기록만으로도 세계에서 가장 방대한 기록물로 인정받아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원본 책 수는 3천200여책, 초서체를 정자체로 옮긴 탈초본은 141책에 달한다.
앞서 국편은 규장각이 소장하는 원본을 탈초해 영인본으로 간행했으며 이 탈초본을 바탕으로 글자 하나하나를 입력하고 교정을 거친 뒤 기사별 핵심 내용을 요약한 제목을 붙인 DB를 구축했다.
국사편찬위원회 '승정원일기' DB
이 작업을 위해 한학자, 역사학자 등 전문인력이 연 130∼140명씩 투입됐다.
국편은 DB 작업을 마친 책부터 업데이트를 해왔고, 현재 홈페이지에는 탈초본 기준 140책 일부까지 올라와 있다. 철종과 고종대 일부가 포함된 남은 책도 연내 모두 업데이트 된다.
승정원일기가 워낙 방대한 역사물이어서 이 정도 규모의 사료가 DB화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조선왕조실록은 이미 DB 구축작업을 마쳤지만, 분량 면에서는 승정원일기보다 훨씬 적다.
승정원일기 번역은 한국고전번역원에서 진행 중이며 수십년이 더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고성훈 편사연구관은 "2억4천여만자에 달하는 한자를 원문과 대조하면서 하나하나 입력하는 것은 전문인력과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하는 대작업인 만큼 이번 DB 구축이 갖는 의미 또한 크다"고 설명했다.
국편은 오는 13일 승정원일기 DB 구축 완료를 기념해 승정원일기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학술대회를 연다. 다음 달에는 그간의 경과와 결과물을 확인하는 보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