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꽃 휘날릴 때면/은파 오애숙
6월의 해맑은 햇살 머금고
초록빛 이파리들 사이사이로
아가천사의 나팔소리 은은하게
울려 퍼지고 있는 가로수 길
밀물 되어 일렁이는 그리움
젊은 시절 아롱진 추억들
손에 손잡고 연인의 향그럼
활짝 피어나는 거리 거리마다
6월의 햇살처럼 환하게 웃으며
파안 되어 맘 여는 옛 얘기
그 옛날 비밀 스런 데이트
여름 방학이 되면 늘 가던 그곳
남산 도서실에 가 공부하기 위해
계단 오르고 내릴 때 하던 게임
이파리 따 가위 바위 보 했지
등 뒤에서 세월의 바람에 밀려
이순의 열차 앞에서 옛 이야기가
하나씩 추억의 앨범에서 꺼내지며
지난날 그리워 하는 젊음의 상징
이역만리에 피어나는 향그럼
이 아침 산책 길에 우연히
콧등으로 스치는 향기로움에
희끗한 머리 바람결에 흩날리나
잠시 가던 길 멈춰선 그 그리움
파문돌이 되어 일렁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