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

조회 수 417 추천 수 1 2022.07.23 13:2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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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내

                                                 

                                                                                       정순옥

 

이 단어다. 인내(忍耐). 나의 생애를 지금까지 이끌어 온 단어다. 어렸을 때부터 이 시간 까지 나를 지탱해 준 든든한 버팀목이다. 장 자크 루소가 말한 인내는 쓰나 그 열매는 달다.”( Patience is bitter, but its fruit is sweet)라는 문장은 내 뇌리에 박혀 있을 정도다. 내 일상생활에서, 직장생활에서, 신앙생활에서 나를 다스리는 생활도구로 쓰이고 있는 단어다. 내 일생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아마 모든 일을 참고 견딘다는 인내라는 단어일 것이다.

  ‘인내라는 단어는 소싯적 내가 생활하던 공간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단어다. 허름한 책상 앞에서, 이발소나 동네 구멍가게에서도 흔히 눈에 띄던 글자다. 국가적으로는 한국전쟁 이후로 격변의 시대를 보냈다. 춥고 배고픈 보릿고개시절도 인내로 이겨냈고, 5·16 군사혁명, 4.19 학생운동 등 수많은 어려운 시기도 인내로 이겨냈다. 이 단어는 개인적으로나 공공적으로 배움의 터인 학교에서도 자주 쓰였다. 힘겨운 현실을 견디면 앞날에는 기쁨과 행복이 온다는 희망의 단어다. 일상생활에서 직장생활에서 무엇보다도 신앙적인 삶에서 가장 중요하지 않나 싶다.

  나의 기독신앙 생활은 한국전쟁과 휴전협정이 있었던 후 미국선교사들이 활발히 활동하던 시기였다. 초등학교를 그 시절에는 국민학교라 불렀는데 그전에 한글이나 애국가를 배우던 공민학교시절부터라고 말할 수 있겠다. 누군가에게서 예배당에 나가 예수님을 믿으면 구원을 받고 천당 간다는 복음의 소리를 들은 것이다. 나는 시골에서 어쩔 수 없이 다른 종교기관에서 세운 중학교에 다녔지만 내 신앙을 인내로 지켜냈다. 그 후로 미션스쿨에서 여고시절을 보내면서 어떤 삶을 살더라도 하나님을 믿고 살면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굳었다. 미래에는 행복이 올 거라는 마음을 갖게 하는 인내라는 단어가 언제나 내 주위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으로 이민 와서 초기이민생활을 사랑 많은 교회에서 보내고는 이사하게 되었다. 지금 다니고 있는 교회는 1980년부터 42년 넘게 섬기고 있다. 나의 부족한 믿음 때문에 특성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이민 교회생활에 대한 실망이 클 때도 있었지만, 인내로 이겨냈다. 사랑을 강조하면서도 서로 진정한 사랑을 못하고 성도들 사이에 분란이 일어나 성도들이 많이 떠나가 버린 썰렁한 자리를 지키며 눈물로 기도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래도 변치 않고 한 자리를 지켜온 믿음을 하나님께서 어여삐 보시지 않았나 싶다. 권사 직분을 주신 날, 감사 인사말을 결혼함 속에 들었던 비취색 한복을 입고 스마트폰에 글을 저장해 읽었다. 읽어 가면서 인내로 견뎌온 신앙생활에 순간적으로 가슴이 아파 눈앞이 흐려졌다.

 

 

  권사 취임식을 맞으며

  주후 022529일 꽃이 피네요. 몬트레이 중앙 장로 교회에 권사라는 꽃이 피네요. 하나님께서 정순옥 권사, 임경옥 권사, 안병각 권사라는 이름으로 세 송이의 여린 꽃을 피워 주셨네요. 은혜의 하나님께 영광 올려 드리고 우리들은 기쁨을 누리라 하네요. 이 꽃들은 긴 세월 인고의 용틀임으로 꽃대를 세우시고 권사라는 이름의 꽃을 피워 주신 거지요. 참으로 값진 하나님의 선물이기에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감사히 받네요.

  권사라는 꽃의 향기를 미소로 이웃 사랑으로 여러 가지 방법으로 풍겨야 함을 아네요. 우리는 구원 받은 십자가의 은혜를 기억하며 땅끝까지 전해야 할 복음 전파에 온 정성을 쏟아야 함을 아네요. 위로는 하나님을 굳게 믿으며 옆으로는 성도들과의 교제를 십자가의 사랑으로 나누며 살아야 하네요. 언제나 부활 신앙을 가슴에 품고 날마다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아 하나님 앞에 섰을 때 부끄럼 없는 신앙생활에 모범을 보이는 권사가 되어야 하겠네요. 믿음 사랑 소망을 품고 하나님 나라를 확장해 나가는 선교에 성도들과 함께 몬트레이 중앙 장로 교회의 권사로서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을 믿네요.

  예수님의 본을 받아 겸손과 온유로 교회의 성도들을 섬기고, 기도의 무릎을 더욱 굳건히 세우며, 따뜻한 손길을 펼치는 권사가 되기를 다짐해야 하겠네요. 아름답게 새로 피어난 권사들 눈물의 기도와 헌신이 성령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교회를 굳건히 세워가는데 일조하기를 소망하네요. “ 네가 죽도록 충성하라 그리하면 내가 생명의 면류관을 네게 주리라.”고 하신 성경 말씀을 가슴에 품고 헌신과 봉사로 권사의 직분을 허락해 주신 생명의 하나님께 무한한 영광을 올려 드리며 아름다운 임직식으로 환영해주시는 성도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권사 대표. 정순옥.

 

 

  힘들고 슬픈 시절이 행복한 시간보다 더 많았지만 많은 세월들이 이젠 그리운 시절이 되고 있다. 평생토록 서민으로 살아온 내 인생살이가, 간호전문직으로 살아온 내 직업이, 기독교인으로 살아온 내 신앙생활이 모두 인내라는 단어가 지탱해 주고 있음을 안다.

  나는 다시 한 번 되뇌어 본다. “인내는 쓰나 그 열매는 달다. “행복하게 살고 싶은 남은 인생살이도 모든 일에 참고 견디는 인내가 필요하리라. 무엇보다도 영원한 천국을 소망하는 신앙생활에선 더욱더 그리해야 하리라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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