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그문트 프로이트

조회 수 12132 추천 수 1 2015.08.04 09:08:26

정신분석 입문 ( Vorlesungen zur Einführung in die Psychoanalyse)                     

        

e0060200_49b22746d65ae_toyeyeskh.jpg


 


세 가지 중요한 이론적 지주

프로이트의 정신 분석에는 세 가지 중요한 이론적 지주가 있다. 곧, 인간의 마음에는 무의식적인 마음의 작용이 있다고 하는 가정과 저항과 억압의 이론, 성과 오이디푸스콤플렉스의 중시가 그것이다.

프로이트는 오랜 세월에 걸쳐 정신과 의사로 활동한 경험과 관찰에 기초해 이 세 가지 내용을 지주로 하는 정신 분석 이론을 도출하게 되었다. 20세기 초에 이 이론이 소개되었을 때 학계에서는 아예 거들떠보지 않을 정도로 묵살했으며, 간혹 신랄한 비난과 공격의 대상으로만 다루곤 했었다. 그 뒤 몇 사람의 신봉자들이 나타나고, 드디어 정신 분석 운동으로 전개되는 단계에서는 세 가지 지주 가운데 하나인 성과 오이디푸스콤플렉스의 문제에 관해서 다양한 견해가 속출하며 운동의 내부 분열이 초래되었는데, 1910년대에 A. 아들러각주[1] (개인심리학), C. G. 융각주[2] (분석심리학) 등의 이반이 그것이다.

따라서 오늘날 일반적으로 정신 분석 또는 프로이티즘이라고 할 때, 반드시 프로이트 이론 또는 그 학설 체계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지만, 프로이트의 정신 분석 이론의 내용을 가장 간결한 형태로 제시해 주고 있는 것은 역시 이 『정신분석입문』이다.
 

무의식적인 마음의 작용

프로이트는 이 『정신분석입문』에서 정신 분석에 대한 전문적 지식은 물론, 선입견이 없는 독자들을 가능한 한 저항 없이 정신 분석으로 유도하고자 했기 때문에 앞에서의 세 가지 이론적 지주에 관해 직접 거론하는 것을 피했다. 누구에게나 일상적으로 일어나며 스스로 깨닫고는 있지만 그다지 문제 삼고 있지 않던 ‘착오 행위’에 대한 분석과 고찰로부터 글을 시작하고 있다.

누구나 말을 잘못하거나 잘못 쓰거나 잘못 읽거나 잘못 듣거나 또는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놓아둔 것을 잊거나 하는 일 등이 종종 있다. 대개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면 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거나 주의가 집중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치부하며 심각한 문제로 여기지 않는다. 그러나 프로이트에 의하면, 일상 속의 아무리 작은 일이라고 해도 ‘세계의 모든 일들’과 무관한 것은 아니며, 거기에는 특정한 ‘의미’가 있다고 했다.

구체적 생활이나 문학 작품 속에서 사례를 통해 잘못 말하는 것 또는 물건을 잃어버리는 것 등에 관한 심적 메커니즘을 추적해 보면, 거기에는 이 같은 행동을 통해 특정한 ‘목적에 도달하고자 하는 의도’가 존재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한 사례를 살펴보자. 어느 때, 무슨 동기인지 자신도 알지 못하지만, 편지를 우체통에 넣지 않고 며칠 동안이나 책상 위에 놓아둔 채로 지내는 경우가 있다. 마침내 결심을 하고 우체통에 집어넣지만 수취인 불명으로 곧 반송되어 돌아온다. 수취인의 이름을 적어 넣는 것을 깜빡 잊은 것이다. 수취인의 이름을 적고 우체통에 가지고 가면 이번에는 우표를 붙이는 것을 잊었다. 여기에서 원래 자신은 이 편지를 보내고 싶지 않았다고 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E. 존스).

이 같은 ‘착오 행위’에는, 무엇인가를 하고자 또는 말하고자 하는 의식적 의도에 대해 그것을 방해하려는 숨은 의도가 작용해 이들 양자 사이의 균열이 생겨난 것이다. 그러한 방해 의도는, 앞에서의 예처럼 자각되는 것도 있지만, 자각되지 않는 것도 있다. 어느 쪽이라도 마음속에 움직이고 있는 여러 세력의 경합이라는 ‘다이내믹한 심적 현상’을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착오 행위’를 검토하게 되면, ‘당사자도 모르는 사이에 행동으로 나타나는 의도’나 ‘무의식적인 마음의 작용’을 가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꿈의 해석

‘꿈’ 역시 ‘착오 행위’와 마찬가지로 보통은 하잘것없는 현상으로 그리고 의식의 무의미한 혼란 상태로 지나치고 만다. ‘꿈속의 예시’가 중시되었던 고대는 별개이지만, 근대의 과학적 태도가 보급된 이후로는 정면에서 ‘꿈’을 문제 삼은 일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착오 행위’가 그렇듯이 이 역시 조금 검토해 보면 ‘꿈’에도 의미가 있다는 사실이 판명된다고 프로이트는 말한다.

먼저 ‘꿈’은 잠자고 있는 동안 잠을 방해하고자 하는 자극으로부터 잠을 보호하고자 하는 마음의 반응이라고 여겨지고 있다. ‘꿈’은 어디까지나 심적 현상이지만, ‘꿈’을 꾼 당사자는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여기에도 ‘무의식적인 마음’이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이 ‘무의식적인 것’을 발견하는 일이 꿈 해석의 주된 문제가 되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꿈’에 관한 다양한 사례를 열거하며 서술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직접 꿈에 대해 그 해석을 시도하려고 할 때에는 반드시 강한 ‘저항’에 부딪친다. 이 ‘저항’이 ‘꿈’의 내용에 큰 왜곡을 가져오는 것이다. 꿈의 내용은 ‘꿈’이 말해 주는 것인 ‘꿈의 현재(顯在) 내용’과 거기에 감추어져 있는 것인 ‘꿈의 잠재 내용’으로 구분된다. 이 둘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으며, 종종 후자에 여러 가지 변용과 왜곡이 가해져 ‘꿈’이 나타나는 것이다. 후자가 전자가 되기 위해서는 ‘꿈의 검열’을 통과해야만 한다. 이러한 프로세스를 거쳐 실제로 매우 복잡한 ‘꿈 작업’의 양상이 밝혀지게 된다. ‘꿈의 잠재 내용’인 ‘무의식적인 것’의 대부분은 흔히 ‘성적 욕망’이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오이디푸스콤플렉스(어린이가 아버지를 적대시하고 어머니를 자신이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가 강하게 감추어져 있다.
 

자유 연상의 해석이라는 정신 분석 방법을 확립

모든 ‘신경증’ 현상은 실제로 ‘착오 행위’와 ‘꿈’ 같은 현상과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신경증’의 다양한 증세 역시 모두 어떤 의미를 지니며, 당사자에게는 그것이 자각되지 않는 심적 연관성을 띠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강박신경증’은, 환자가 원래 자신이 관심을 두지 않던 사상에 마음을 빼앗겨 자신 속에서 자신과는 거의 아무 인연도 없는 충동을 느끼며, 더욱이 그것을 행해도 아무런 만족감을 느끼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해서든 하지 않으면 안 될 것같이 행동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이에 대해 그 일은 바보스러운 행동이므로 그만두라고 설교를 해도 아무런 효과를 볼 수 없다. 필요한 것은 이러한 ‘강박 행위’ 속에 감추어진 ‘의미’를 밝혀내는 일이다. 환자의 체험을 근거로 그 ‘의미’가 의식화될 때 이 같은 증세가 소멸된다는 것을 프로이트는 많은 증세 연구를 통해 실증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의사가 환자를 그러한 증세로부터 해방시키고자 노력하면 할수록 환자 쪽에서는 격렬히 ‘저항’을 시도한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경험이 ‘신경증’에 관한 정신 분석의 ‘다이내믹한 견해의 기초’가 되었다. 프로이트는 ‘저항으로 나타나는 병적인 심적 과정’에 ‘억압’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억압은 ‘꿈’의 경우에서 ‘검열’과 같은 것이다. 그리고 신경증 환자의 증세 연구를 통해 ‘억압’되어 있는 ‘무의식적인 것’이 실은 성적 욕망이라는 것을 한층 분명히 밝혔다. 그리고 인간의 성생활이 이미 유아기 때부터 시작되어 몇 단계의 발달을 거치고 있는 점도 해명했다. 그리고 이 같은 성욕과 ‘검열’ 기관인 자아 사이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갈등을 통해 신경증이 생겨나는 것임을 밝혀냈다.

프로이트가 이러한 기본적 통찰을 얻게 된 것은 초기의 최면 요법을 포기하고 자유 연상의 해석이라는 정신 분석적 방법을 확립하고 난 뒤부터이다. ‘무의식적인 마음의 작용’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인가에 대해서 프로이트는 최면술을 통해 강한 인상을 받았지만, ‘억압과 저항’의 다이내미즘과 성욕론 문제 등은 실제로 환자들의 ‘저항’을 얼마나 제거할 수 있는가 하는 치료 체험이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었다.

이와 같이 ‘신경병증’에 대한 연구는 실은 정상인의 ‘꿈’이나 ‘착오 행위’ 등에까지 일직선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었다.

“신경증 환자들의 꿈은 본질적인 면에서 정상인들의 꿈과 다를 바가 없다. 아니, 양자를 구별하는 것은 원래 불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건강한 사람 또한 잠재적으로는 신경증 환자라고 말할 수 있다.”

다른 말로 바꾸면, 정신 분석은 단순히 신경증 환자의 ‘치료법’에 그치지 않고 생활사를 포괄하는 퍼스낼리티 전체를 문제시하는 심리학인 것이다. 바로 이런 점에서 정신분석학은 보다 광범위한 영역에 적용될 수 있게 된 것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공지사항 필독 웹관리자 2014-09-27 3584 1
32 송승환의 동시다발 역전 인생 웹담당관리자 2018-03-02 2332 1
31 장모는 왜 사위에게 씨암닭을 내주었나? file 강정실 2017-01-03 4683 1
30 2016년 노벨문학상, 음유시인 밥 딜런 [1] 웹관리자 2016-10-13 4581 2
29 한국문인협회, 최남선·이광수 문학상 [1] 웹관리자 2016-08-03 4899 1
28 김기진, 황민문학으로 투항한 계급문학의 전사 ① file 웹관리자 2016-01-01 17639 2
27 김소운과 '문둥이의 조국' file 웹관리자 2015-12-31 7759 1
26 채만식 “조선사람은 '닛본징'(日本人)이다. 닛본징이 되어야 한다” file 웹관리자 2015-12-31 5854 1
25 주요한 시인, 천황을 위해 죽으라! '야스쿠니의 신'이 되도록 file 웹관리자 2015-12-31 8350 2
24 '낙원 일본'을 칭송한 <자유부인>의 작가, 정비석 file 웹관리자 2015-12-31 4595 1
23 이무영, 조선예술상 총독상을 수상한 농촌소설가 file 웹관리자 2015-12-31 5194 1
22 김종한, 덧없는 이미지와 서정성 file 웹관리자 2015-12-31 5688 3
21 이광수, 피와 살과 뼈까지 일본인이 되려 했건만 file 웹관리자 2015-12-31 69926 1
20 노천명, 여성화자를 앞세운 친일시들 file 웹관리자 2015-12-31 8758 1
19 모윤숙, 영욕을 오간 렌의 선택 file 웹관리자 2015-12-31 6703 1
» 지그문트 프로이트 file 강정실 2015-08-04 12132 1
17 헬렌 켈러 file 웹관리자 2015-05-14 11700 1
16 마리아 몬테소리 file 웹관리자 2015-05-14 9296 1
15 이상의 집에서 이상을 만난 13인 기록들 file 웹관리자 2015-04-19 7357 1
14 한국대표 단편소설, 영어와 한국어로 110인 완간 file 웹관리자 2015-03-31 7069 2
13 박목월 시인 file 웹관리자 2015-03-30 862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