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인협회, 최남선·이광수 문학상

조회 수 5024 추천 수 1 2016.08.03 09:50:13

내년부터 문학상 시상 예정 …친일 논란 가능성
 

 국내 문학계 대표 단체 중 하나인 한국문인협회(이사장 문효치)가 육당 최남선(1890∼1957)과 춘원 이광수(1892∼1950)를 기리는

문학상을 만들기로 했다.

  1일 문인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열린 이사회에서 '육당문학상'과 '춘원문학상' 제정안을 가결했다.

이 이사회에는 협회 전체 이사 97명 중 89명(위임 33명 포함)이 참석했다.


  두 문인을 기리는 문학상 제정은 올해 봄부터 문효치 이사장의 제안으로 내부에서 논의돼 이번 이사회에 공식 상정됐으며, 별 이견

없이 원안이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부터 두 문학상을 시행해 협회 회원 중 그 해 우수한 활동을 한 문인을 뽑아 상을 줄 예정이다. 협회는 또 육당과 춘원의 유족을

찾아 문학상 제정에 관한 동의를 구하고 시상식에도 초청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내년에 춘원이 한국 현대소설의 효시인 '무정'(1917)을 발표한 지 100년이 되는 것을 기념해 심포지엄 같은 기념행사를 마련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그러나 육당과 춘원은 일제강점기 친일 활동을 한 이력이 있어 이들을 기리는 문학상 제정과 기념사업을 두고 문학계 안팎에서

논란이 일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해 문인협회의 이광복 부이사장은 "그 문제도 충분히 논의했다. 육당과 춘원이 친일 문제로 공격을 받았지만, 친일적

행각과 문학적 성과는 별개로 해야 한다. 이들의 뛰어난 문학적 성과마저 매도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1961년 창립된 한국문인협회는 현재 문인 1만3천600여 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문학계 대표 단체 중 하나다.


웹관리자

2016.08.03 09:5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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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논란이 일었던 육당 최남선(1890∼1957)과 춘원 이광수(1892∼1950)의 이름을 내건 문학상을 제정하기로 한국문인협회(문협)가 결정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문학적 업적을 인정해야 한다'는 문협 측과 '당대 지식인을 대표했던 그들의 친일행적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이다.

  1만 3000여명을 회원으로 둔 국내 최대 문인단체인 문협은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열고 ‘육당문학상’과 ‘춘원문학상’ 을 제정하기로 결정했다. 상을 제안한 문효치 문협 이사장은 "내년에는 춘원 이광수가 쓴 소설 ‘무정’의 발표 100주년이 된다"며 "이를 기념해 심포지엄도 열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민족문제연구소는 3일 '역사 퇴행의 막장 드라마 육당, 춘원 문학상 제정을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최남선과 이광수는 친일로 하늘이 준 재능을 민족 반역의 길에 내다 버린 안타까운 지식인이자 신념으로 일제에 협력한 인사"라며 "이런 그들의 일제시대 당시 행적은 이번 문협의 결정이 몰가치적이고 전혀 설득력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친일문제 연구를 위해 설립된 비영리연구소로, 2009년 국민성금을 기반으로 '친일인명사전'을 발간하기도 했다.


◇"작품은 작품대로 보아야" vs "차라리 이완용 상을 만들라"

  문효치 문협 이사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이광수와 최남선 두 문인의 친일 행적 때문에 작품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문학작품은 작가로부터 독립된 생명체라 생각한다. 그들의 뛰어난 작품들을 사장시킬 이유가 없다"고 상 제정의 취지를 설명했다. 또 "최남선과 이광수의 문학작품은 친일행위를 하기 전에 창작된 것"이라며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이들이 문제를 제기하면 취지를 설명하고 설득하겠다"라고도 했다.

  하지만 민족문제연구소는 이같은 문 이사장의 견해에 대해 "누구를 기념하는 상에는 그 사람의 일생에 대한 평가가 담기기 마련"이라면서 "과연 육당과 춘원이 남긴 자취가 그렇게 향기롭다고 할 수 있을 것인가"라고 반박했다. 

  문학평론가이기도 한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은 "최남선과 이광수는 단순한 문학인이 아니었다"면서 "당시 우리나라의 정치인이 없는 상황에서 사회와 문화 모든 부문을 상징한 인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민족에게 큰 아픔을 준 이들의 친일행위는 모든 반민족행위의 상징이기에 이들을 기리는 상을 만든다는 것은 이완용을 기리는 상을 제정하는 것과 똑같다"면서 "계속 반대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한국작가회의는 현재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국작가회의는 "현재 입장을 정리하고 있으며, 다음주 쯤 성명을 발표하거나 기자회견을 여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하루 한 개 꼴의 문학상, 게다가 친일문학상은 더 문제

  ‘육당문학상’과 ‘춘원문학상’ 제정에 반대하는 문인들도 육당과 춘원이 '근대문학의 아버지' 격인 매우 중요한 작가인 점까지 부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문학적 업적을 기릴 만한 다른 중요한 작가도 많은데, 굳이 친일 행적이 있는 작가를 기리는 상을 먼저 만들어선 안 된다는 지적이 거세다.

  문학평론가인 홍정선 인하대 교수는 "우리 근대문학의 형성과정에는 출발점에서부터 친일의 성격이 함께 했다"면서 "두 사람이 그 시기 가장 뛰어난 작가인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염상섭 등 근대문학 형성기의 뛰어난 작가들을 기리는 문학상도 없는 마당에 친일 행적이 논란이 된 작가 이름으로 된 상을 제정하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문단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문학상은 300개를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에 한개 꼴로 상이 주어지는 셈이다. 문인의 수에 비해 많은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지만,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등을 비롯해 공공성과 의미있는 상금을 구비한 문학상은 100개도 안된다는 지적이다.

  한 작가의 이름을 내건 상이 여러 개 있는 경우도 여럿이다. 일례로 윤동주의 이름을 건 문학상은 문협, 연세대, 중국 연변에서 주는 상에 최근 제정된 '윤동주 서시문학상'까지 해서 4개나 된다. 이상은 '이상문학상'과 '이상시문학상', 조지훈은 '지훈상' '남양주조지훈문학상' 등 명칭도 비슷한 상들이 수여된다. 대체로 권위를 인정받는 문학상들은 출판사나 언론사가 운영해온 것들이지만, 수 년 전부터 이들 중 일부는 운영이 어려워져 상금을 낮추거나 매각을 추진 중인 현실이다. 

  이로 인해 새로운 문학상의 제정보다 공정하고 엄격하게 문학상을 운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한 문인은 "문협만 해도 다수의 문학상을 갖고 있는데 그 중 권위를 인정받는 것이 거의 없다"면서 "수상자 선정을 엉터리로 하면서 자기들끼리 나눠먹기하는 행태를 보이는 상이 국내에 너무 많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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