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 의사생활 은퇴하는 연규호·영숙 박사 부부
봉사·교회·창착활동에 전념
입력일자: 2015-08-01 (토)
▲ 연규호·영숙 박사 부부와 직원 에스페라자 가르시아와 은퇴 마지막 날 자리를 함께했다.
가든그로브 한인타운에서 35년을포함해 46년 동안 전문의 생활을 해온 연규호(70·내과), 영숙(69·방사선)박사 부부가 지난달 31일자로 은퇴했다. 연 박사 부부는 타운 인근 하버와가든그로브 블러버드에 있는 한 메디칼 빌딩에서 35년 동안 환자를 돌보아온 한인타운의 올드타이머로 남편은 소설가, 부인은 한미가정상담소 이사로 다년간 활동해 왔다.
봉사와 교회, 창작에 시간을 더 보내기를 원하는 연 박사 부부는 그동안 가족 같았던 직원들과 20~30년된 환자들과도 작별하면서 눈시울이붉어질 정도로 가슴이 아팠다. 마지막 짐을 정리한 지난달 31일 사무실에서 마주친 한 환자는 연영숙 박사와 한동안 부둥켜안고 울기도 했다.
연규호 박사는 “사무실에 있는 모든 집기들이 없어지는 것을 보고 46년 동안의 의사생활이 끝났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며“ 그래도 그동안 아무런 과오 없이 은퇴를 할 수있게 된 것에 대해서 감사할 뿐”이라고 말한다.
연대 의대를 졸업(69년)한 후 도미해 뉴저지, 오하이오, UC어바인에서내과 신경과를 수련한 연규호 박사는 “의사생활을 하면서 환자들로부터 감사하다는 말을 들었을 때 너무나 기뻤지만 반면 열심히 노력했지만환자의 상태가 좋아지지 않을 때 참힘들었다”며“ 현역에서는 물러났지만의료선교와 봉사활동은 계속해서 할것”이라고 말했다.
바쁘고 힘든 전문의 생활을 하면서 소설가로서 창작활동을 해온 연박사는 그동안 펴낸 책만 해도 20여권으로‘ 의사 46년, 은퇴를 기념하며’라는 주제로 소설집과 산문집 출판을 위해서 준비하고 있다. 그는 한미가정상담소에서 열리고 있는 ‘사랑방 글 샘터’ 모임에 참석해 소설에 대한 강의도 최근 시작했다.
이화여대 의대를 졸업한 연영숙 박사는 남편과 함께 한 사무실에서 진료를 해왔다. 어바인 베델 한인교회에 다니고 있는 연 박사는 이번에 은퇴하면서 남편과 함께 새벽기도를 나갈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한다. 불우한이웃과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서 꾸준히 활동을 해오고 있는 연 박사는남이 알까 봐 ‘숨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연영숙 박사는 “남편과 함께 의사사무실을 사용해 엑스레이가 필요한환자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었다”며“ 그동안 부족한 것을 하나님이 잘 채워 주시고 앞으로도 하나님이 길을 잘 인도해 주실 것”이라고 말하고 그동안 교회에 십일조 헌금을한 것과 마찬가지로 ‘은퇴시간도 십일조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 박사 부부는 의사생활 마지막날 35년 동안 함께 근무한 히스패닉직원 에스페라자 가르시아 가족들을타운의 서울 바비큐 식당으로 초대해 조촐한 오찬모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