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굳이 가르쳐주지 않았는데도 사람들은 키스할 때 눈을 감는다. 단지 ‘부끄러워서’라고 결론 내리기엔 어딘가 개운하지 않은 게 사실. 이러한 행동의 원인이 심리학적으로 밝혀졌다. 해외 매체 데일리메일이 20일(현지 시간) 해당 연구 내용을 전했다.
영국 런던대학 로열 홀러웨이 심리학 연구팀은 키스하는 행위에 집중하기 위해 눈을 감는다고 발표했다. 시각이 촉각, 미각, 후각, 청각 등 다른 감각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우리의 뇌는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처리하기 어려워한다. 눈으로 인식되는 수많은 정보 때문에 키스할 때의 감정을 제대로 느끼기 버거워 하는 것이다. 연구팀 폴리 댈턴(Poly Dalton) 박사와 산드라 머피(Sandra Murphy) 박사는 “촉각을 통한 인지는 동시에 발생하는 시각적 인식의 정도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고 전한다. 시각적인 입력을 막는 것만으로도 정신적인 에너지를 다른 감각에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인지 심리학자들은 이 같은 결과를 실제 키스하는 커플을 연구하지 않고 도출해냈다. 대신 실험 참가자들이 시각적인 문제를 푸는 동안 손에 촉각을 느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비교해 그 결과치를 비교했다. 따라서 이러한 실험 결과는 비단 키스 행위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점자책을 읽을 때나 춤을 출 때 등 다른 감각에 더 집중해야 할 때 사람들이 눈을 감는 이유를 설명한다.
댈런 박사는 선데이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시각에 아주 집중한다면 다른 감각은 상대적으로 무뎌질 것”이라며, “디자이너들은 시각의 우위에 대해 알아야 한다. 시각적 정보가 많은 자동차 운전 등에선 종종 청각이나 촉각 등 다른 감각이 무뎌지기 것도 이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연구 내용은 실험 심리학 저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