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곡점 >
글, 글쎄,
내게는 만감이 교차되는
그것은 곡예단 그네
감성 젖은 사춘기 소년이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접했을 때의 그 난감함
어제 일처럼 기억이 또렷하고…
그건 난해함이 아니었소, 난감함, 아니, 난처함…
그 요란스런 어휘들
복잡하게 얽힌 논리의 전개는
결국 무엇이 어쨌다는 것인지,
내가 무식해서…
헌책방 모습만큼이나 초라한
나뒹구는 낯선 시집들, 많은 글귀들,
그 존재의 가벼움에 눈시울을 찌푸리고...
가련한 이들이오, 글쟁이는…
타고르의 기탄잘리
그건 내 여정의 변곡점
‘연꽃’에서 난
건방진 무릎을 꿇었소
온 몸을 휘감은 전율
난 그를, 그의 우주를 보았소…
맑디맑은 올달샘에서 길어 올린 심오한 두레박
그건 감옥 창살을 비집은 햋살
밤하늘 길게 선을 그은 별똥별,
온 우주의 별들을 노래하게 하는!…
아하 그러셨군요
지금쯤 울 고향의 백련이 꽃대를 한참 올리고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