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날의 피서 / 청조 박은경
푹푹 찌는 여름날이면
털털거리는 시골 버스에 올라
바닷바람 시원한 진외갓집
동호 해수욕장으로 달린다
내새끼 왔느냐고 반기시는 외할머니
외삼촌 가게를 지키시며 싱글벙글
하회탈을 쓰신듯 친근한 모습
아이스께끼 하나 물고 해변에 나간다
수영복 대여소 천막 앞에
산더미처럼 튜브를 쌓아놓고
바삐 일하시는 외삼촌과 외당숙
뜨거운 모래밭에 벌렁 드러 누우면
구부정한 해송에 걸린 솜털구름
육풍과 해풍 사이에 갈팡질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