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노란 병아리 봄
선생님 질문에 손드는 것처럼
꽁꽁 얼어있던 뒤뜰 잔디밭에는
새싹들이 파릇한 손 흔들고 있어요
창문 열면 아직도 찬바람이 부는데도
겨울 내내 감기 걸리지도 않고
아프다고 끙끙거리지도 않았어요
하얗게 꽃 핀 큰 나무의 웃을 때마다
꽃향기가 내 코를 간질간질 장난해도
우리 집 담을 든든하게 지켜줘요
꽃 속에 수다 떠는 새들도 나무에서
새로 태어나 날아다니는 것 같아요
봄이 왔다고 더 크게 떠드는 것 같아요
아침에 나간 아빠 엄마는 힘들다가
저녁이면 도아와 파김치가 된다고
웃지 않는 얼굴이 언 땅처럼 딱딱해요
열두 장 달력에 봄 날짜는 없지만
새 봄에 노란 병아리 사 준다고
약속했으니 울지 않고 기다릴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