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당뇨에 과일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기 쉽다. 당분 함량이 높기 때문이라고 유추해볼 수 있다. 그런데 일본의 한 당뇨병 전문 월간지에 따르면 꼭 그렇지는 않다.
일본 당뇨병학회가 발행하는 월간 사카에(さかえ) 최신호에 따르면 과일의 주성분은 수분이 약 80~90%를 차지한다. 이어 당질, 비타민 C, 칼륨, 수용성 식이섬유 등으로 구성된다. 살구나 감같은 일부 과일은 베타카로틴도 함유하고 있다. 과일에 들어있는 당분은 단당류 인 과당과 포도당, 이당류인 자당(슈크로오스; 포도당과 과당이 결합한 형태)으로 분류된다.
과일의 당은 정제된 흰 쌀인 백미에 비해 혈당을 올리기 어려운 성질로 알려져 있다. 과일에 포함된 과당의 경우 간에서 대사되어 세포에서 흡수하는 과정에서 인슐린을 필요로 하지 않으므로, 식후 혈당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일을 먹은 뒤에 혈당이 상승하는 경우는 대개 포도당과 자당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
당분은 과일의 종류, 품종에 따라 제각각이다.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학부가 2013년에 과일과 당뇨와의 상관관계에 관해 진행한 연구에선, 당지수(GI)가 높은 과일은 멜론, 바나나, 포도, 건포도 등으로 분류됐다. GI 수치가 중간인 과일은 자두, 블루베리, 자몽이었으며, GI가 낮은 과일은 사과, 배, 오렌지, 복숭아, 자두, 딸기 등이 속했다. 해당 식품 1회 섭취량 내 당질함량에 GI지수를 곱해 산출하는 GL지수는 자두, 바나나, 포도, 배가 높고, 복숭아, 자두, 살구, 자몽, 딸기가 낮다. 멜론, 오렌지, 블루베리는 중간이다.
따라서 GI, GL 수치가 높은 과일은 피하고, 낮은 과일을 섭취하는 게 좋다.
제2형 당뇨의 경우 고열량, 고지방, 고단백식이 문제인 만큼 과식을 억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과일 섭취에 적절한 시간은 따로 있다. 당뇨 환자의 경우 아침식사 또는 점심 시간, 간식으로 빠른 시간 내에 먹는게 가장 좋다. 약을 복용할 경우 식간 보다 식후 디저트로 먹는게 좋을 수도 있다. 저녁 과일은 ‘독’이 될 수도 있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저녁 식사 양이 많은 사람이 식후 디저트로 과일까지 먹을 경우 혈당 뿐 아니라 중성 지방 수치가 오르고, 비만의 위험까지 있다.
과일은 주스나 스무디 등 갈아서 액체로 먹기보단 있는 그대로의 생과일이 좋다. 채소나 과일을 먹기 편하게 주스로 갈아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액체의 흡수 속도가 빨라 혈당치가 상승하기 쉬워진다. 생과일을 잘라 천천히 씹어 먹는 것이 가장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