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1월 12일은 아동폐렴글로벌연합(The Global Coalition against Child Pneumonia)이 제정한 ‘세계 폐렴의 날’이다. 폐렴은 우리나라 5대 사망원인 중 하나다. 2014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10만 명당 사망률에서 고혈압(20.7명)이나 당뇨병(20.7명), 간질환(13.1명), 교통사고(11.2명)보다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23.7명)가 더 많은 위험한 질환이다.
폐렴으로 인한 사망률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나이가 들수록 폐렴으로 인한 사망위험이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그렇다고 해서 폐렴을 노인층만 주의해야 하는 질환으로 치부하면 금물이다. 특히 면역력이 약하고 스스로 건강관리가 어려운 영유아는 보호자들의 관심이 각별히 필요하다. 영유아 폐렴에 주의해야 하는 3가지 이유를 알아보도록 하자.
전 세계 영유아 사망원인 1위 폐렴, 국내 질병부담 10년 새 2배 증가
폐렴은 폐조직에 염증이 생긴 질환으로 주로 세균 및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일어난다. 전 세계적으로 영유아 폐렴으로 인한 부담은 매우 높은 편이다. 세계보건기구는 폐렴을 두고 ‘감염질환 중 전 세계 어린이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가장 큰 원인’이라 지목했으며, 2013년에는 폐렴으로 5세 미만 영유아 약 94만 명이 사망했다고 추정했다. 이는 HIV감염이나 말라리아로 인한 사망자 수보다 더욱 높은 수치다.
국내의 경우, 폐렴으로 인한 질병 부담이 전 연령대에서 높은 수준인 것으로 확인되며, 진료비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2011년까지 8년간 0~9세 사이 영유아의 진료비가 전체 연령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0~9세의 폐렴으로 인한 외래와 입원 진료비도 10년 새 약 2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754억 원, 2013년 1,459억 원)
몸 속에 상주하는 폐렴구균, 영유아 보균율 어른대비 최대 10배
세균성 폐렴의 주요 원인균은 ‘폐렴구균’이다. 폐렴구균은 일반적인 경우 우리 몸 속에 상주하고 있는데, 성인의 경우 폐렴구균 보균율이 5~10%에 그치는 반면, 영유아의 경우에는 폐렴구균 보균율이 절반 가까이(50%)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면역력이 약하면서 폐렴구균 보균율이 높은 영유아에게는 몸 속 폐렴구균에 의한 감염으로 폐렴 등 폐렴구균 질환이 나타날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아울러, 폐렴구균은 호흡기 분비물을 통해 타인에게도 전파가 가능하기 때문에, 어린 아이를 키우는 집, 특히 면역력이 약한 조부모와 함께 사는 경우라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폐렴으로 인한 합병증, 청력장애 오거나 심한 경우 사망
특히 영유아가 폐렴구균성 폐렴에 걸릴 경우, 합병증으로 청력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중이염을 비롯해, 패혈증, 뇌수막염 등 사망위험이 높은 침습성 질환에까지 노출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그 중 폐렴구균이 일으키는 뇌수막염은 5세 미만의 영유아에서 15명 중 1명꼴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생존하더라도 청각상실이나 성장지연 등 장기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이 높다.
서울 장스여성병원 소아청소년과 박선옥 원장은 “다행히 지난 2014년 5월부터 만 5세 미만 영유아를 대상으로 국가 필수예방접종에 폐렴구균 백신이 지원되고 있다”며 “폐렴구균성 폐렴으로 인한 위험에서 벗어나 건강하게 겨울을 나려면 폐렴구균예방접종을 비롯하여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예방수칙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폐렴구균 백신은 생후 2,4,6개월 및 12개월에 총 4회 접종하며, 접종 일정을 놓쳤더라도 59개월 이하까지 접종이 지원되므로 추가 접종을 챙기는 것이 권장된다. 영유아가 맞는 폐렴구균 백신은 단백결합백신으로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10가와 13가 백신이 있다. 13가에는 중증폐구균질환에서 자주 발견되는 혈청형인 19A 혈청형을 포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