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흉터가 있던 낙타의 생애처럼

조회 수 4900 추천 수 10 2014.09.23 20:37:56
작가 : 한길수 
출판사 : 천년의 시작 
출판년도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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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길수 시인은 한을 흥으로 다스릴 줄 아는 시인이라 미국에 살고 있지만 분명히 한국인이다. 길수라는 이름은 얼쑤!라는 추임새를

연상케 한다. 길버트라는 길벗이 아닌가. 길에서 만난 한 시인이 보여준 눈물은, 짜지만 따뜻하리라. 눈물의 의미를 모르는 자가 어찌

웃을 줄 알까. 한편, 그의 웃음은 싱그럽다. 웃음의 의미를 모르는 자가 어찌 울 줄 알까. 시인의 정조가 아픔과 슬픔에 머무르지 않고 그 어떤 아픔과 즐거움도 승화시킬 줄 알기에 전반적으로 시가 따뜻하다. 하지만 온정의 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열정의 시, 열망의 시도 있다. 고국에서의 추억담은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고난 극복기는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 꿈을 찾아 떠난 미국에서 만난 세파를 온몸으로 극복하면서 한 편 한 편 시를 모은 시집이니 만큼 시인의 모국어 사랑과 고향 사랑이 십분 느껴진다.

                                                                                                                                  -이승하 시인. 중앙대 교수

 

  한길수의 시 세계는 사막을 걷고 또 걷는 낙타의 풍경을 아련하게 반사시킨다. 낙타의 사막 길에는 "고향의 어느 아침"이 펼쳐지기도

하고 "미국의 밤새 상처 핥아내는 도시"의 후미진 골목이 놓여 있기도 하다. 그러나 그 어느 곳이나 슬픔, 애증, 고통, 결핍, 배반이 그림

자처럼 동반한다. 그래서 낙타의 발자국들은 그 자체로 상처의 흔적이 얼룩져 있는 삶의 드라마이다. 그러나 그의 시 세계에서 낙타의

눈망울은 언제나 맑고 순정하다. 오랜 사막의 고행을 통해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보면 희극"이라는 것을 스스로 터

득했기 때문이리라. 이 점이 한길수의 시적 삶의 성취이며 독작들이 그의 시집을 가까이 두게 하는 무언의 힘이다.

 

                                                                                                                                      -홍용희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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