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 | 강정실. 유태경. 이걸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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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 | 샘터 |
출판년도 : | 2012년 9월 |
젊고 강한 척해도 나이가 들긴 드나 보다. 이렇게 과거의 추억에 애착을 두는 걸 보면 미국에서 이방으로 살아온 일이 상당히
버거웠나 싶기도 하다. 혈기왕성할 때엔 동분서주하며 현실을 움켜쥐려고 뛰어다니느라고 과거를 반추해 볼 새도 없었는데, 이건
확실히 나이 드는 징조다. 저 요강화분 속에서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의 새움처럼 돋아났다.
-강정실 <요강화분> 중에서
이혼하겠다며 법원까지 다녀온 두 부부의 만우절 전쟁을 그렇게 끝났다. 지금은 다들 알콩달콩 잘 살고 있다. 우리는 싸움이 시작된
술집 이름을 '만우절'로 바꾸어 부르고 해마다 4월 1일 그곳에서 다함께 멋진 잔치를 벌인다.
-유태경 <만우절> 중에서
아내는 작은 주머니 하나를 내 손에 쥐어 주었다. 그 주머니 안에는 흰 종이에 싸인 아내의 다이아몬드반지 하나가 있었다. 나는
아내와 결혼할 때 다이아몬드반지란 걸 해 주질 못했다. 교사의 얄팍했던 봉급 탓도 있었지만, 그때 동생들 학비까지 도와야 했었기
때문인데, 그 대신 결혼식 날엔 진보라색 자수정 반지를 예물로 해서 아는 그 일이 늘 미안했었다.
-이걸남 <아내의 반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