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거꾸로 가는 LA의 봄
은파 오 애 숙
봄이 정령 거꾸로 가려는 것인가
긴 동지섣달처럼 시도 때도 없이
비가 내려 봄이 길어져 걸을 땐
뭐라도 걸쳐야 살 것 같은 날씨
움츠러들어 살맛 잃어가는 거리
휑한 눈 움푹 폔 갈매기 주름살
후미진 심연의 가시 돋친 음성이
언제든 청정 뚫고 나가려는 응징
초점 맞추려다가도 살아남겠단다
참을 인 가슴 속에 인치며 산다네
산다는 게 뭔지 기가 찬단다 원가
반도 안되는 가격대의 끝판 장사
손님 끌어모으겠다는 절략의 광고
신상품인데 정령 혼자 살잔 말인가
그나저나 계절 바뀌어야 너도나도
살바람에 경제 회복 날개 달 텐데
모두 자라목 되어 눈치만 살핀다네
아, 봄이 거꾸로 가네! 마음의 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