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귀향 녘
은파 오애숙
“사모하는 이어 함께 가자”고 누군가가 말하였나!
내 지금 눈 지그시 감고 사색 속에 문 들어가 보네
그곳이 드넓은 대양이었는지, 산 정상이었는지
한 때 내 사마, 젊음을 불태우며 살아가던 그때
그리워 타임머신 속에 배회하다 허무가 나를 가두고
구르는 낙엽 속에 시래기 되어 숨죽여 살던 때라
“귀에 걸면 귀걸이였고, 코에 걸면 코걸이”이던 때
내, 또한 늪 속에서 갈팡질팡했었으나 지금 귀향 녘,
그대에게 말하노니 “사모하는 이어 함께 가자”
누군가 이 세상을 하직하면 아무개 돌아가셨다는
청천벼락에 남기고 갈 지문 한 번쯤 곱씹게 될 거라,
고뇌가 곱하여 발아될 때 인생 곧추세우리라 여긴다오
인생은 예행연습이 없는 법 열린 하늘문 바라보며
깨닫는 순간에 마감하더라도 하늘로 비상하는 날개에
옛 지문 사라진, 보배로운 붉은 지문 깃발로 펄럭인다오
인생 서녘, 가는 순서 없기에 열린 그곳, 바라보며
슬픔도 고통도 없는 황금빛 웃음 가득한 아버지 집 가려
오직, 붉은 융단에 샤워하고 백옥같은 세마포 입자구려
내 그대여! 내 사모하는 이어, 귀향 녘! 함께 갑시다.
8월 3일 14년 C에게 메일 보낸 것 중
당부
은 파 오 애 숙
사모하는 이여 함께 가자고 누가 말하였나
내 지금 눈 지그시 감고 사색 문 열고 들어가 보니
그 곳이 어디였나 드넓은 대양 이였는지, 드높은
산등성 이었는지, 끓는 피로 살던 때로 꽃 피네
하지만 숨죽여 살던 그때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시절' 늪의 장막에서 갈팡질팡 이던
젊은 한때를 타임머신타고 배회해 보니 허무가 시래기처럼
구르는 낙엽 속에 값없이 지나간 속절없는 시절이었다네
하여 돌이켜 보니 이 세상 하직하면 아무개 돌아가셨다는
청천벼락이 세상에 남긴 지문을 한 번쯤 곱씹게 될 거라오
고뇌苦惱가 승하여 발아될 때 비로소 세상이치 깨닫는
사문의 경지 속에서 일반계시로 신앙 곧추 세워보니
인생은 '예행연습이 없다고' 깨닫는 순간에 열려진 하늘문
바라보며, 내일 생生 마감하는 시한부라도 하늘바라기로
파란 꿈 먹자고 선포하는 메아리에, 옛 지문 사라지고
붉은 피뿌림의 깃발 아래 새로 탄생된 지문만이 펄럭인다오
귀향 녘, 사모하는 이여 함께 갑시다
해거름 뒤로 인생서녘에 그대 위해 예비된 곳
거기엔 황금빛 찬란한 웃음만이 가득한 곳이라오
슬픔도 고통도 없는 그대 위해 준비된 그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