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꽃바람
은파
산기슭에 높새바람 훼모라쳐 불다
안개 낀 산허리 휘어감고 사라지면
산기슭 타고 산마다 불타는 꽃바람
술이 술 부르는 듯 미끄럼타고 내려와
살포시 문 두려 수놓는 발그러한 홍조
가슴 언저리 자드락에 곱게 핀 향그럼
야생화 피고 진달래 피어 산야 덮을 때
가슴으로 타고 오네 전설의 주인공처럼
10월의 마지막 밤
은파 오애숙
그대 별빛 이려는가 그리움 낙조 타고 가련만
별빛되어 그리움이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밤이다
한여름의 태양이 가을바람에 밀려 등진지도
퇴색된 낙엽처럼 뒹글다 사라진지도 오래되었다
퇴색된 낙엽 왔던 길로 되돌아간지도 오래된 이밤
그리움 별빛 속에 사선 넘어갔어도 여전한 그리움이다
별빛이 쏟아져 내리는 이밤 지는 해 속에 그리움이
사뿐히 앉았다 영영 이란 기차 타련만 다시 왔나 보다
밤이 깊을수록 짙어가는 별빛처럼 외롭게 홀로
떠 있는 별빛에 심연에 불 밝히는 마지막 밤이다
허공에 이는 바람처럼
은파 오애숙
오빠가 10월의 마지막 밤 소천한지도 오래되었다
7년이었던가 아니면 8년인가….행사 장식 준비로
카네이션을 매만지다가 살아생전 5월 8일 생일에
떠오르는 어릴 적 기억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네
오빤 효심이 강한 아들이었고 어머니날과 같다고
어릴 때부터 자신의 생일은 그 누구도 잊지 않는다
자부심 가졌고 그에 맞춰 속 한 번 안 썩였던 오빠
살아생전 속 한 번 안 썩였던 오빠의 효심은 죽어서
인명은 재천이라지만 가슴에 묻는 불효자가 되었네
지금도 어버이날만 돌아오면 처자식은 얼마나 이에
가슴 에일까! 봄바람에도 허공 속에 내 맘 에이는 데
시작 노트:
오빠가 10월의 마지막밤에 소천한지 꽤 오래되었다. 7년이 되었을까, 8년이 되었을까... .
데코레이션 준비로 카네이션 만들다 문득 살아생전 오빠 생일 5월 8일이 떠 오른다. 어머니날과 같다고 어릴 때부터 생일에 대해 자부심을 갖은 것인지. 좋아 했던 오빠다. 하지만 살아생전 효심이 어릴 때부터 몸에 베겨 속 한 번 안 썩였던 오빠가 죽어서는 부모 가슴에 묻는 불효를 저질렀다. 물론 인명은 재천이라고 한다지만 지금은 어버이날이 되었지만 어버이날만 되면 가슴 울리고 마는 5월 8일이다. 이에 처자식은 얼마나 가슴이 에일까! 바람이 허공에 이는 바람처럼 가슴에 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