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발표 ‘괴물’ 뒤늦게 주목
성범죄 피해 사실을 적극 알리는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문화계로도 확산되고 있다.
6일에는 최영미 시인(57)이 계간 ‘황해문화’ 지난해 겨울호에 게재한 ‘괴물’이라는 제목의 시가 온라인을 달궜다. 시는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문단 초년생인 내게 K시인이 충고했다/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K의 충고를 깜빡 잊고 En선생 옆에 앉았다가/Me too/동생에게 빌린 실크 정장 상의가 구겨졌다’로 시작한다.
이어 ‘몇 년 뒤, 어느 출판사 망년회에서/옆에 앉은 유부녀 편집자를 주무르는 En을 보고,/내가 소리쳤다/“이 교활한 늙은이야!”/감히 삼십 년 선배를 들이박고 나는 도망쳤다’고 썼다.
문제가 된 작가의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삼십 년 선배’ ‘100권의 시집을 펴낸’ ‘노털상 후보로 En의 이름이 거론될 때마다’라며 암시적으로 표현했다. 당사자로 지목된 원로 시인은 “30년 전 일이라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후배 문인을 격려하는 취지에서 한 행동이 오늘날 성희롱으로 규정된다면 잘못된 행동이라 생각하고 뉘우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최 시인은 이날 방송에 출연해 “구차한 변명이다. 상습범이다. 너무나 많이 성추행하는 것을 목격했고 피해자가 셀 수 없이 많다”고 반박했다. 최 시인은 이어 “(문단에서) 나를 성희롱 성추행한 사람도 수십 명이었다”며 “독신의 젊은 여성이 그들의 타깃으로, 성적인 요구를 거절하면 원고 청탁을 하지 않고 비평도 실어주지 않는 방식으로 복수해 작가 생명이 끝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문단 내 성폭력 아카이브’ 트위터 계정에는 “문학이란 이름으로 입냄새 술냄새 담배 쩔은 내 풍기는 역겨운 입들. 계속해서 다양한 폭로와 논의와 담론이 나와야 한다” “그분 말고도 이미 거물, 괴물이 된 작가들의 행태는 끼리끼리 두둔하며 감춰져 왔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성추문 전력이 있는 감태준 시인(71)이 신임 한국시인협회장으로 선출된 사실도 5일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감 시인은 2007년 중앙대 교수로 재직할 당시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논란으로 해임됐다. 하지만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후 감 시인은 해임처분 취소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이에 앞서 2016년에는 트위터를 통해 성폭력 문인을 실명으로 고발하는 일이 이어져 시인과 소설가 10여 명이 언급됐다.
영화계에서는 여성 영화감독 B 씨가 2015년 여성 영화감독 A 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최근 페이스북에 ‘#미투’를 달고 폭로했다. A 씨는 술에 취해 B 씨에게 유사성행위를 했고 뒤늦게 이를 안 B 씨는 준유사강간 혐의로 A 씨를 고소했다. 지난해 12월 대법원은 A 씨에게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한국영화감독조합은 A 씨를 6일 제명했다.
"편집자 주무르는, 교활한 늙은이"
'노털상 후보 En선생' 암시적 표현
새 시인협회장은 성추문 전력 논란
"여성 영화감독에 동성 성추행 당해"
피해 여성감독 '3년전 고소' 폭로
유성엽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실에 따르면 지난해 영화진흥위원회가 영화계 성폭력 실태조사를 한 결과 여성 응답자 391명 가운데 11.5%가 강제 성관계를 요구받았다고 답했다. 영진위는 김기덕 감독이 여배우의 뺨을 때리고 대본에 없던 베드신 연기를 강제했다는 폭로가 지난해 나오자 처음 영화계 전반의 실태 조사를 했다.
성폭력 피해 사례 가운데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나 평가, 음담패설이 35.1%로 가장 많았다. 술을 따르게 하거나 옆자리에 앉도록 강요하고(29.7%), 가해자가 가슴 엉덩이 등 특정 신체 부위를 응시한 경우(26.4%)도 상당수였다. 일각에서는 사실 관계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2016년 문단 성폭력 폭로 당시 가해자로 지목된 박진성 시인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수차례 자살을 시도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부산 동아대 손모 교수는 2016년 6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진범은 이후 밝혀졌다.
-동아일보 2018년 2월 7일 사회면 발췌-
수원문학계 "지역문인 숙원인 '수원문학관' 건립해야"
고은(85) 시인이 성추문에 휩싸인 것과 관련해 수원시와 고은문화재단이 고은문학관 건립을 철회하기로 하면서 문학관 건립 예정부지를 어떻게 활용할지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수원문인협회 "고은문학관 아닌 수원문학관 건립해야"
3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장안동 수원문학인의 집에서 한국문인협회 수원시지부가 기자회견을 열고 수원시의 고은문학관 건립 추진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고은문학관은 '인문학도시구현'을 추구하던 수원시가 '삼고초려' 끝에 경기 안성에 살던 고은 시인을 2013년 8월 수원 광교산 자락으로 이주시킨 뒤 그의 문학적인 업적을 기리고자 건립을 추진해왔다.
고은문화재단 측이 시민 성금 등으로 200억원의 건립비를 조달하고 시가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조건이었다.
팔달구 장안동 한옥기술전시관 뒤편 시유지 6천㎡가 진작부터 고은문학관 부지로 낙점돼 기본설계까지 진행중이었다.
그러나 최근 고은 시인이 성추행 추문에 휩싸이면서 파문이 커지자 수원시와 고은문화재단이 지난달 28일 결국 문학관 건립철회를 결정했다.
역점을 두고 추진하던 고은문학관 건립사업이 무산돼 충격을 받은 수원시는 아직 해당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지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3일 "고은 시인이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문학관을 지어 그의 작품세계를 담으려고 했는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해 당혹스럽다"면서 "앞으로 고은문학관 건립 부지 활용방안을 고민해봐야겠다"고 말했다.
고은문학관 건립 철회소식에 수원지역 문학계는 내심 '수원문학관' 건립을 기대하고 있다.
수원문인협회는 애초 수원시가 고은문학관 건립을 추진할때부터 "시가 수원지역 문인들을 철저히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며 반대했다.
협회는 2015년 12월 기자회견까지 열어 "시가 대표성, 전문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시민 혈세인 부지까지 제공하며 고은문학관을 건립하는 것은 기만행정"이라고 지적하면서 "수원이 배출한 나혜석, 홍성원 선생 등을 아우르는 수원문학관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수원시의 설득 끝에 고은문학관 건립 반대 입장에서 물러섰고, 지난해 5월 수원광교산 주민들의 고은 시인 퇴거 요구에 대해서도 "고은 시인을 수원에서 떠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협회 관계자는 "지금은 고은 시인 문제와 관련해 우리 문학인들이 자숙하고 성찰해야 할 시기"라면서도 "고은문학관 건립이 철회된 상황인 만큼, 해당 부지에 수원지역 문인들의 숙원인 수원문학관을 건립하는 것에 대해 시가 다양한 의견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고은문학관 자리에 수원문학관을 대신 건립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외에 성추행 부인 성명 안 보냈다” 고은 시인 해명도 '거짓' 논란
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고은 시인이 “혐의를 부인한다”는 성명을 해외 출판사에 보냈다고 알려진 가운데, 고은 측은 시인의 메시지가 성명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출판사가 고은에게 받았다는 원본 파일의 이름엔 ‘입장문(statement)’이라고 적혀 있는 걸 시사저널이 확인했다.
영국 가디언은 3월2일(현지시각) “출판사 블루댁스 북스의 네일 애슬리(Neil Astley)가 고은 시인의 성명(statement)을 본지에 보내왔다”고 보도했다. 블루댁스 북스는 《만인보》 등 고은의 시집을 영국에 출판한 곳이다. 애슬리는 이곳의 창업자이자 편집장이다. 가디언은 “고은은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고 성명을 인용해 전했다.
고은재단 “성명서 아냐…유럽 행사 불참 알린 이메일일 뿐”
고은재단은 3월5일 국내 언론에 “성명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재단 측 관계자는 “고은 시인이 3월에 예정된 유럽 행사의 불참을 알리려고 출판사에 설명하는 이메일을 보낸 것이 번역 실수로 인해 성명으로 와전된 것 같다”며 “국내 언론을 배제하고 해외에 입장을 밝힌 건 아니다”라고 했다. 영단어 ‘스테이트먼트(statement)’는 입장이 아닌 설명을 적은 ‘진술서’를 나타낼 때도 쓰인다.
시사저널은 5일 이메일을 통해 애슬리에게 고은 시인의 스테이트먼트 전문을 요청했다. 이날 그는 본지에 한 워드파일을 보내왔다. 파일 이름은 ‘영국에 보내는 고은의 입장문(Ko Uns statement), 2018, 2, 11’이다. 한국어와 영어가 혼용돼 있다. 성명으로 와전됐다는 재단의 주장과 배치된다. 게다가 행사 참가여부에 관한 내용은 전혀 없다. 해당 파일에 대해 애슬리는 “고은이 2월12일 우리 출판사에 보낸 것”이라고 했다.
벌써 터져야 할 일들이 이제 한국에서 미투가 들불처럼 불붙고 있다. 세상이 미쳐 다음 대통령선거 1순위의
충남 도지사가 자신의 여비서와의 성적 문제로 평생의 신세를 망치고 말았다. 위의 원로 시인도 그렇고,
예술계. 문화계. 사회적인 모든 곳의 미투가 어디로 들불이 계속 불어 닥칠지 걱정 된다.
이 불길이 꺼지지 않고 사회 정의의 모먼텀이 되길 바란다.
미주의 문화계는 한국의 미투운동이 강 건너 등불을 쳐다 보는 곳인가 보다. 여기에 대해 아무런
멘트도 없고 여러 곳의 문단 인터넷에 들어가봐도 거져 남의 일로 보는 참으로 조용한 곳인가 보다.
괴물이 따로 없다
은파 오애숙
눈빛이 설빛에 녹으련만 세상사가 괴물 같다네
어떤이는 권력이 명예가 돈이 제일이라 싶은지...
정신의 세계 온통 괴물로 짓밟혀 가고 있어도
제 생각이 옳다는 건지 심판의 날 가까워와도
확인하라고 있는 거울, 규범의 거울 무시한 채
알고도 모른 모양새로 아집 속에 휘파람 분다
남들 알고도 모른 채 괴물 따로 없다고 하는데
제 생각이 곧 법이란다 세상이 지켜보고 있어도
심장에 화인 맞은 건지 왕처럼 굴림 하려 하네
정작 자신, 빚겨 간 줄 알아 하늘과 땅 아는데도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려 하니 알 수 없는 심보네
설빛 녹아내린 봄향긴 행복바이러스 선사하는데
유명원로 시인의 성추행을 시로 고발한 최영미 시인의 미투가 법조인에 이어 터지고 있다.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는데
바보가 아닌 이상 시를 보면 누군지 바로 알 수가 있다.
세상이 그만큼 맑아졌고, 그렇지만 구조적으로 문단 성추행이 의하할 정도로 다까발겨져 보기가 민망하다.
본래의 시가 이러지 않다. 고발형태의 시가 옛날 '오적'이라는 김지하 시인의 글을 읽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이를 두고 신문지상에는 뜨겁게 공방이 오가고 있다. 모르긴 몰라도 밝혀지지 않는 비밀은 엄청 많을 것이다.
곧 이 이야기는 정화(?),되고 복잡했던 이야기는 수면 아래로 까라 앉을 것이다.
미주문단에도 있다. 얼마전 '함양미달 선생에 줄 서는 함양미달 작가들'에서도 문제를 제기한 문인에게 대답한
글이 나와 있다. 전체를 파악해 보면 누군가가 진짜 함량미달 문인이 명망있는 교수에게 자신의 글을 퇴고하게 하고,
그 댓가로 크루즈 여행도 시켜주고 했으니 그런 말이 나왔을 것이다.
문제는 당사자가 누군진 몰라도 그렇게라도 빌붙어 가짜라도 좋으니 남에게 내세울 명성을 얻고자 하는 욕망이 문제일 것이다.
13인에 해당 되는 나머지 필자들은 왜 침묵하는 것인가. 나름대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없는가. 그렇게 심한 말을 듣고도 자존심이 상하지도 않는가.
왜 '괴물'이라는 시에 대해서 괴물처럼 댓글이 많은데, 왜 당사자 문인들은 뜻뜻하게 나서지 못하는가. 항변할 자신이 없다면 담당교수의 머리에 찬물을 부은 것이다. 그런 욕을 먹게 만들었다. 그런 책을 더 만들고 싶겠는가?
똥밭에 가면 다 똥냄새가 나게 되어 있다. 담당교수는 답변 하나 못하는 당신네들 까무러치듯 불편할 것이다.
그리고 웹은 세계 어느곳에서도 다 볼 수가 있어 불편한 진실은 영원히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