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의 갈림길
정순옥
이 시대를 코로나19 팬데믹(COVID-19 Pandemic) 시대라 부른다. 지구촌 사람들은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공포에 떨면서 생사의 갈림길을 걷고 있다. 생사의 갈림길엔 ‘호흡’이 있다. 산소를 몸속으로 실어 나르는 호흡이 있으면 생물학적으로 살아 있는 것이고 호흡이 멈추면 죽는 것이다. 호흡은 날숨과 들숨으로 끊임없이 코를 통해 공기 속에 있는 산소를 흡수하고 몸에서 신진대사 후에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자산인 호흡이 생사 (生死)의 갈림길에 놓여있다. 호흡을 소유하고 있기에 아름다운 이 세상에서 생활할 수 있고, 한 송이 꽃을 가꾸면서 한국인의 정서를 세계로 퍼져 나가게 하는 꿈을 꿀 수 있어 나는 행복하다.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숨 쉬는 한순간마다 세포를 살리는 산소를 고맙게 생각하는 시기에 살고 있다. 지금 지구촌은 가뿐 호흡을 도와줄 수 있는 산소통이 없어 그대로 생명을 잃어 가는 인도 사람들의 비참한 현실이 각종 미디어를 통해서 보도되고 있다. 우방국들이 서로서로 사랑의 손길을 뻗치고 있지만, 현실은 참혹하다. 인도는 2021년 5월에 들어서서 코로나 1일 신규 확진 40만 명이나 되고 사망자도 연일 3천 명 이상씩 쏟아지고 있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 인도의 갠지스 강 주변이 온통 생사의 갈림길에서 통곡하는 소리로 가득하다. 주차장이 화장장이 될 정도로 심각하고 묘지 공간도 부족하여 코로나 쓰나미에 치를 떨면서 국제적인 사랑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인정 많은 대한민국이 어려운 형편 중에도 산소발생기 등 코로나 대응 물품을 긴급으로 지원 사랑의 향취를 초록 바다 위로 물씬 풍기고 있다는 소식이 가슴을 뿌듯하게 한다.
코로나 시대에 살고 있는 지구촌 사람들은 생사의 갈림길에서 아우성이다. 2020년에 중국 우환에서 창궐한 코로나 바이러스는 한 해를 지나면서 무섭게 변이 바이러스가 생겨 사람들이 더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서운 전염병 시대를 지내면서 이 세상은 하나임을 실감한다. 어느 한 사람, 한 나라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는 이 지구촌 구석구석을 휩쓸고 다닌다. 방역 규칙을 지키며 코로나 백신을 맞아 집단 감염을 막으려 전 세계가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은 백신이 부족한 상태여서 안전하지 않다. 서로 챙기며 악성 바이러스를 물리치는 수밖엔 도리가 없다. 코로나 증상으론 고열과 호흡곤란이 문제다. 호흡을 소유하고 있으면 인생살이의 연결이요 호흡을 잃으면 이 세상에선 영원한 마침표를 찍는 것이다. 호흡이 있을 때 서로서로 사랑하고 아름다움을 나누는 삶이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볼 시기다.
지구촌 한쪽에서는 생명을 살리려 노력하고 있는데 내가 살고 있는 미국에서는 아시안들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몰고 왔다고 난리다. 아시안들을 혐오하고 심지어는 폭력으로 목숨을 앗아가는 불상사가 일어나고 있다. 아시안들은 “Asian not Virus”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반박하고 나서지만, 미국인들의 정서는 아시안들을 비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 대통령 바이든은 “아시아계 증오범죄 방지법”에 2021년 5월 20일에 서명했다. 아시안 인으로 이민자인 나는 생사의 갈림길을 위태위태 걷고 있는 심정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때문에 죽을 수도 있고 아시안을 바이러스로 생각하고 죽이려는 본토백이 사람들이 있으니 말이다. 심각한 비상시국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깊이 해 본다. 하루에 한 가지씩이라도 좋은 일 하고 한 가지씩이라도 불필요한 것들은 버리면서 생( 生)을 정화(淨化)해야 할 것 같다.
심장박동이 쿵쿵 뛰고 있으니 나는 분명히 살아 있다. 지금 나는 이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기 위해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해야겠다. 이 글을 끝내고서 나는 뒤뜰에 있는 꽃나무들을 가꿀 것이다. 신비로운 향기를 발하는 빨간 장미꽃 향기를 맡을 것이며 빛깔 좋은 능소화가 넘어지지 않도록 받침대를 조절해 줄 것이다. 흐드러지게 피어난 분홍색 선인장 꽃들 앞에 살포시 다가서 황홀한 자태에 취하기도 할 것이다. 나는 꽃과 같이 아름다운 사물을 사랑하고 악(惡)은 멀리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래야 영혼이 선(善)해지고 향기로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한 송이 꽃을 생각만 해도 향기로움을 느낄 수 있고 마음이 행복해 짐을 느낀다. 겸손한 마음으로 주위의 사람들을 사랑하면서 꽃을 심으면 행복은 저절로 찿아 온다.
나는 생사의 갈림길을 걸으면서 이루고 싶은 꿈을 꾼다. 미주이민 생활을 한 거칠고 황량했던 광야를 한국인의 정서가 깃든 단아하고 신비로운 향기가 풍기는 고향꽃들로 꽃동산을 만들고 싶다. 소박한 한민족의 정취를 한국 고유의 꽃들로 꽃동산을 만들어 한국인의 정서와 사랑을 세계로 넓혀가고 싶은 일이 지금의 나의 꿈이다. 이룰 수 없는 꿈일지라도 나는 가끔 내 꿈을 상상은 해 본다. 무궁화 봉숭아 할미꽃 등 수수하고 아름다운 고향꽃들이 둘러싸여 있는 곳에서 기도하고 문학 하고 사랑을 나누고 싶은 나의 꿈을 주께서 기적적으로 허락해 주실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꽃동산을 만들지 못하면 어쩌리-. 내 주위에 한 송이 고향꽃이라도 정성을 다하여 심으면 사랑하고 싶어지는 한국인의 정서는 반드시 세계로 퍼져 나가리라.
생사의 갈림길에서도 호흡이 있기에 우주 만물과 교감하면서 사랑을 나눌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맑고 밝고 향기롭게 살아 아름다운 생生의 여운을 흔적으로 남긴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세월의 흔적이 차곡차곡 내 가슴으로 쌓이는 소리가 숨소리로 들리는 것 같다. 나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겸손과 사랑으로 한국인의 정서가 담긴 꽃들을 심어 사랑스러운 한국인의 정서를 더 넓은 지경으로 넓혀가고 싶은 꿈을 하늘에 날린다. 내 꿈이 꼭 이루어지기를 기도하면서-
고운글 마음에 담습니다
저도 잘하지는 못해도 집 주변에
꽃과 과일나무 가꾸기에 열심을 다하고 있답니다
늘 건강하시고 건필하세요 정작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