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도道
은파 오애숙
생각이 수액에 물결치는 계절
봄이 새소망안고 약동하기에
벽 하나 사이 극과 극 이룬다
겨울은 생각을 묶어 동면으로
안방에 끌고가 긴 잠을 재우나
봄은 잠자던 가지 흔들어 깬다
만물의 이치가 잠잘 때가 있으면
깰 때가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도
사람들은 일벌레처럼 일만 한다
심연에 병 깊이 들어가도 모르고
돈 버는 기계마냥 놓지 않는 손에
오히려 즐거워하며 뽐내고 있다
생각 물결쳐도 잡으려 하지 않고
말기진단이 나와 회도는 후회에
닻 내려놓고서야 뒤돌아서 본다
거기에 바보가 미소하고 있으나
허공 이는 바람에 쓴웃음 소리쳐
패잔병 따로 없다고 살갗 할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