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치미 담그는 여인
은파
그녀는 겨울만 되면 바쁜 나날이네 허기진 몰고 몰아내는 일로
처음엔 너무 잘 팔아 곱배기로 사람들의 돈을 끌어모았었다네
그녀는 잘 팔리는 비법 잘 알고 있기에 날마다 동치미 담그네
빛과 소금을 한켵 한켵씩 잘 섞어 그늘진 곳에 담금질해 꺼낸
동치미가 배고픔 잘 삭이어 술술 넘기게 해 웃음꽃을 피우네
하지만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더 달콤한 것 찾아 긴 여행가고
아예 아주 멀리 더 먼 곳에 갔으나 회도라 설 기대로 바쁘네
언제든 맘춥고 배고파 허기진 배 움켜지고 돌아온 모두에게
나누어 주려 동치미 담그고 있네 그동안 끌어모았던 티끌 모아
이룬 태산으로 먹고 지고 이고 갈 수 있게 마지막 돈방석 푸네
비록 엽전 한 개만 남을 찌라도 허공이는 인생살이 속에 무엇이
옳은 것인지 진리에 깨우친 그녀는 오늘도 황금길 걷는 기분으로
*시
동치미 담그는 여인
은파 오애숙
그녀는 겨울만 되면 바쁜 나날이네 허기진 몰고 몰아내는 일로
처음엔 너무 잘 팔아 곱배기로 사람들의 돈을 끌어모았었다네
그녀는 잘 팔리는 비법 잘 알고 있기에 날마다 동치미 담그네
빛과 소금을 한켵 한켵 잘 섞어 그늘진 곳에 담금질해 꺼낸
동치미로 배고픔 잘 삭이어 술술 넘기게 해 웃음꽃을 피우네
하지만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더 달콤한 것 찾아 긴 여행가고
아예 아주 멀리 더 먼 곳에 갔으나 회도라 올 이 기대로 바쁘네
언제든 맘 춥고 배고파 허기진 배 움켜지고 돌아온 모두에게
나누어 주려 동치미 담그고 있네 그동안 티끌 모아 이룬 태산
고구마와 곁들여 먹고 지고 이고 가도록 마지막 돈방석 푸네
비록 엽전 한 개 남을지라도 허공 이는 인생살이 속에 무엇이
옳은 것인지 진리 깨우친 그녀는 더이상 계절에 상관치 않네
오늘도 황금길 걷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서 바쁜 날
맞이하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 부나 휘두르지 않으려고
그저 하늘빛 사랑으로 날마다 동치미 숙성시켜 퍼 주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