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살아있다는 진리 앞에
은파 오애숙
불을 켜는 순간 카메라 후라쉬가 터지듯
눈 조리개에선 번득이는 것이 있습니다
거실에 놓여 있는 화병안의 꽃이 활짝웃고
화장실 안의 세면장 위에 방긋거리는 꽃이
내게 늘 변함없이 눈 인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늘 변함없는 그 자리에서 막연히
웃음 지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그녀의 이름은 조화이기에 늘 같은 웃음에
더 이상 늙지도 젊지도 않고 그 자릴지키며
그 자리 빛내나 향그럼없어 싫증을 줍니다
꽃이 아름다운 것은 향그럼 휘날리고 있어
그 향그러운 매혹에 사랑과 기쁨을 얻지요
하지만 향그럼이 없는 조화에게서도 진리를
배우고 꽃에도 급수가 있고 꽃의 색상에서도
느낌이 다르다는걸 깨닫게 해주나 식상해요
우리네 삶이 꽃처럼 싱그럽고 화려하지 않고
휘모라치는 황사 언덕에 서성여도 살아있기에
삶의 향그러움을 하늘빛 푸르럼에 초점 맞춰
살아 갈 수 있어 행복이 날개쳐 비상하고있어
젊음의 행진처럼 날개깃 세워 도전장 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