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강줄기 바라보며/은파
가슴이 외로울 때 있다
지금까지 살아온 나날들이
누굴 위하여 달렸왔었나로
생각의 골 깊어질 때 있다
해걸음지나는 동선 보며
때때로 찹찹할 때 있었기에
외로움 스믈스믈 스며 들어
겨울 나그네 될 때 있다
날 향해 달려 온 이 길이
남들은 꽃길처럼 생각하는
이들도 있고 돌짝밭 같다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남들보다 조금 수월하게
살아온 게 확실하다 싶기에
삼사의 꽃 활짝 피워 보지만
나름 심연 일렁이고있다
먼 훗날 현재의 고독함에
오히려 하늘빛 너울 쓴거라고
긍정의 날개 펼치는 마음 속에
행복의 꽃 피우리라 싶다
생체 리듬이 늘 일정하게
나를 이끌고 예까지 왔건만
옆에서 자꾸 넘어지게 하니
겨울 나그네가 되어 간다
성긴가지 끝에 매화향기
봄전령사로 휘날리며 새봄을
내게 알리고 있는데 내 안은
깜까만 밤 동지섣달 같다
이것도 지나가리 곧추면서
동녘의 찬란한 햇살 가지고서
나의 삶을 다리미로 잘 다려
반짝이려 다시 애 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