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부추전

조회 수 113 추천 수 0 2024.05.27 21:20:50

 

   미나리 부추전

 

                                  유경순

 

 

손끝에 머물러

한나절

잊고 살아온

쌉쌀한 풀꽃 냄새

 

육십 번을 넘게 보아온 봄의

향기가 이런 줄 몰랐다

 

뒷마당 외진 곳

잡초 속에 섞여

꽃을 피우고

억새가 되어

홀씨 되어 지낸 나날들

바람 속에 묻혀 있다

 

몸속 깊이 배인 세월의 향기

뒤집고 꾹꾹 눌러진

인생의 고락이

두런거림 속에

지글지글

누렇게 옷을 바꾸고

불 지핀

미나리 부추전 속에

내 몸의 세월이 구워진다

 

스며든 긴 햇살

눈을 뜨니 보이는 작은 꽃

서둘러 보채는 봄 소리

눈을 다시 비벼

마음을 열고 보니

마구 봄이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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