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설픈 아비 되어

조회 수 741 추천 수 3 2015.07.12 20:49:33

그림2-~1okok.jpg

 


 

 

 

 

나 어설픈 아비 되어

 

   문성록

 

 

바쁘다는 말 입버릇 되어
허겁지겁 살아온 세월
당신의 이마에 그어진 주름살은
내 이마에 전의 되어 그대로이고
거울 속에 그려진 희끗희끗 머리칼은
영락없는 당신의 모습입니다.

 

태평양 건너편 먼발치에서
조바심 서러움 되어 살아온 세월
없는 게 죄 아니라지만
달려가고픈 마음 발목 잡혀 동동이던 기억
마음속 꼬깃꼬깃 쌓여진 아픔의 골 되어
당신을 배려하지 못한 핑계로만 남았습니다.

 

나 어설픈 아비 되어
같은 모습으로 살면서
자식 향한 애틋한 마음 헤아릴 것 같고
쏟아내지 못한 응어리 가슴에 묻으며
큰 손 없어 언제나 빈손으로 떠나보낸다던
당신의 허허로웠던 마음 이제는 내 마음입니다.

 

이제라도 제대로 된 아비 되어
큰 손 없는 아쉬움은 미련 없이 접고서
위하는 마음 곱절로 여유롭게 풀어내며
식탁 가득 둘러앉은 여석들이랑 정겹게 어우러져
이제는 모두 잊고 편히 계실 당신 앞에
드리는 카네이션 한 아름에 묶어 다짐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15 아쉬움 되잡아 [2] 강정실 2016-10-03 918  
14 어김없는 세월에 밀리며 문성록 2016-08-02 837 1
13 아가서 묵상 (3) 문성록 2016-08-02 559 1
12 아가서 묵상 (2) 문성록 2016-08-02 588 1
11 아가서 묵상 (1) 문성록 2016-08-02 1220 1
10 '너는 사람보다 낫다' file [1] 문성록 2015-12-22 1565 2
9 오한의 눈물로 file [2] 문성록 2015-12-14 669 2
8 스마트 폰을 열고 문성록 2015-12-14 658 2
7 아침을 열면 [2] 문성록 2015-12-14 662 2
6 막장에 서면 [1] 문성록 2015-12-14 595 3
5 달려온 길 뒤돌아보며 문성록 2015-12-14 542 1
4 가슴앓이 file [1] 문성록 2015-07-12 810 4
3 세월 문성록 2015-07-12 1185 3
2 철부지의 부르는 노래 file [2] 문성록 2015-07-12 1289 7
» 나 어설픈 아비 되어 file 문성록 2015-07-12 741 3

회원:
9
새 글:
0
등록일:
2015.07.11

오늘 조회수:
0
어제 조회수:
5
전체 조회수:
33,685

오늘 방문수:
0
어제 방문수:
5
전체 방문수:
15,8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