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온 길 뒤돌아보며
삼백 서른아홉 날
연륜의 주름에 삶의 애환 새기며
허겁지겁 달려온 길
접혀지지 않는 아픔도 있지만
여기까지 다다를 수 있음은
다함없는 당신의 사랑인 것을,
물 쓰듯 쏟아 버린 세월의 폭에
깨알처럼 적어 놓은 소중한 삶의 얘기 있기에
봐주실 당신 앞에 가지런히 펼치면
만성 통증처럼 저며 오는 아쉬움은 있지만
스무 날 하고도 일곱 날 막장의 여백에
다그칠 삶의 얘기 적어 넣기에 넉넉하다고
초조함 다잡고 한숨 돌립니다.
달려온 길 뒤돌아보면
걸음 길 에워 주시고
언제까지나 아마추어의 어설픔 누비며
뒤뚱거리는 미숙함 보이지만
그래도 당신은
오늘 여기 우리와 함께 있음은
엄청난 파상의 배려인 것을 고백합니다.
그래도 달려갈 길 있기에
소중함으로 촌각 다투어 나날을 메우고
달려온 삼백 서른아홉 날 못다 이룬 일들
막장의 여백에
알알이 적어 탐스럽게 일구어 놓으려니
다짐하는 맘으로 두 무릎 모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