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털/ 청조 박은경
아무리 다듬어도 한쪽으로 삐져
모양이 나지 않더니 언제부턴가
파마한 머리처럼 구불구불하네
나이들면 머리도 힘이 빠져서
구부러진다더니 참말인가봐
부시시한 머릿결 무스 조금 바르니
머리 손질 한것처럼 제법 볼만해
묶기도 힘들만큼 많았던 숱은
세월따라 빠져버려 속이 보여도
아직은 괜찮다 다독이면서
검은깨 검은콩 부지런히 먹는다
아끼며 사랑하고 잘 해 줄테니
너도 날 버리지 말 길 바라
마지막 날 레테의 강 건너갈 때
강바람에 흰 머릿결 나부끼면
생의 훈장이라 자랑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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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흰머리 서른부터 가진 사람 알지요
버릇이 없어서 그리 일찍부터
'생의 훈장'을 자랑했는지~~~
글 참 재미있게 쓰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