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끼 나라 만세! >
애기 배추쌈 싸는 그림 그리며
애지중지 키우는 녀석인데
예쁘게 자란다 하면 손을 타고
다시 자랄만하면 누가 먼저 들르고
도대체 어느 녀석이 나보다 부지런한 건지…
내 꼭 한 번 얼굴을 보리라 별렀는데
조용한 아침 동이 틀무렵
오늘에야 그 녀석을 보았지
아침 식사에 몰입해 오물거리며 씹는 그 모습
아무 말도 못하겠네, 양심이 있으면…
캘리포니아 토끼는 불쌍해
허구한 곳 놔두고 왜 여기 났을까
물도 없고 풀도 없고
누가 여길 낙원이랬는지, 멍청하기는
내 고향 앞뒤 뜰엔 아무데나 널렸는데
먹음직스런 풀들이
그러니 애기 배추 맛에 넋이 나갔지
얘를 어찌 내쫓나, 내가 안 먹고 말지!…
그래도 이 녀석
인생은 다 이런 거야 하며 살겠지
풀은 아주 꼭꼭 씹어야지, 풀 없으면 나무 줄기라도
꼭 나 마냥 답답하기는, 다른 세상도 있는데…
다 우리 뒷뜰로 오너라, 토끼 나라 만세!…
*. 지금 미안하다고 숨었음...
오마나 귀여워라,,,
우리집도 참외를 자꾸 도둑맞아서 속상한데
마음을 비우기로 하니 한번 만나기라도 했음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