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1761호로 지정된 경복궁 취향교(醉香橋)가 엉뚱한 방향으로 복원됐음에도 60년 넘게 방치돼 온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서용교 의원실이 문화재청 등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경복궁 내 취향교는 고종이 1873년 건립할 당시 향원정 북쪽의 건청궁과 연결돼 있었다. 경복궁을 중건한 직후인 1890년대 작성된 '북궐도형(北闕圖形)'에 따르면 취향교는 건청궁 쪽에서 진입하도록 돼 있었다. 또 향원정 북쪽에는 취향교와 이어졌던 기초석이 아직 그대로 남아있다. 그러나 6·25전쟁 때 파괴된 취향교를 1953년 복원하면서 향원정 남쪽의 함화당(咸和堂)으로 연결했다.
경복궁 향원정 북측에 아직 남아 있는 기초석(원안). 6·25전쟁으로 무너지기 전 취향교가 현재와는 정반대인 건청궁 방향으로 지어졌음을 알 수 있다. <서용교 의원실 제공>
당국은 이를 알고 있었으나 2012년 3월 향원정을 보물로 지정할 때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당시 일각에서 진정서를 내며 문제제기를 했지만 문화재청은 "경복궁 복원 4단계가 진행되는 2021년 이후에나 취향교를 복원할 수 있다"는 입장만 밝혔다.
서 의원은 "취향교의 잘못된 복원이 이곳을 거닐었을 고종의 동선을 왜곡하고 있다"며 "문화재청은 원형 복원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