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前 그모습 부활한 대한제국.. 덕수궁 석조전 원형 복원 10월 13일 재개관
서울 덕수궁 석조전이 13일 '대한제국역사관'으로 재개관한다. 문화재청은 지난 5년간 141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1910년 건축 당시의 석조전을 원형에 가깝게 복원했다고 7일 밝혔다.
안창모 문화재전문위원(경기대 건축설계학과 교수)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고종과 대한제국은 우리 역사에서 조선사의 부록처럼 취급되지만, 고종의 지시로 만든 석조전은 대한제국과 고종이 자주적 근대국가를 지향했음을 보여주는 건축물로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석조전 완공 1년 후인 1911년 촬영된 석조전 중앙홀>
<복원된 석조전 중앙홀. 중앙의 탁자는 건립 당시 쓰던 것이다>
석조전은 덕수궁 안쪽 후문 부근에 위치한 지상 2층의 서양식 건물로 1898년 영국인 하딩이 설계했고, 1900년 공사를 시작해 1910년 완공됐다. 러시아공사관에서 머물다 덕수궁으로 돌아온 고종이 1897년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고치고 황제로 즉위한 뒤 집무공간으로 사용하기 위해 건축했다.
석조전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영친왕의 귀국 시 숙소로 사용되다가 이왕가미술관으로 변형되었고, 해방 후에는 미소공동위원회 회의장소가 되기도 했다. 또 6·25전쟁 이후에는 국립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궁중유물전시관 등으로 쓰이면서 원형을 잃어버렸다.
문화재청은 "석조전 건립 당시 설계도면과 옛날 사진, 신문자료뿐만 아니라 영국과 일본 등의 석조전 관련 자료들을 확보해 고증을 충실하게 했다"면서 "고증을 통해 복원이 가능한 부분은 다 복원했고, 고증자료가 없는 곳은 전시공간으로 꾸몄다"고 설명했다.
석조전 1층은 황궁의 공적 장소로 접견실, 중앙홀, 귀빈대기실, 대식당, 소식당 등으로 구성됐으며, 2층은 황실의 사적 공간으로 침실과 서재, 욕실 등이 들어 있다. 지하는 전시실과 사무실, 수장고 등으로 꾸몄다.
석조전 복원 공사는 건물을 새로 짓는 게 아니라 이리저리 변형된 내부 공간을 원형대로 복구하고, 당시 쓰인 식기나 가구들을 비치하는 게 중심이었다. 이를 통해 1층 중앙홀 양쪽에 벽난로가 복원됐고, 창호와 굴뚝, 벽면의 금박 장식 등도 설치됐다. 대식당도 복원해 대한제국 황실에서 사용한 이화문 서양 식기 등으로 채웠다.
석조전에 입고한 가구는 총 133점. 석조전 건립 당시 고가구 41점과 영국에서 구입한 골동 가구 79점, 복제 혹은 새로 제작한 가구가 13점이다. 옛 가구는 원래 있던 자리를 찾아 배치했다.
대한제국역사관 관람 신청은 덕수궁 누리집(www.deoksugung.go.kr)을 통해 할 수 있다. 내부공간이 협소해 1회당 관람시간은 45분으로 한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