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루와뚜의 파도를 즐기는 방법

조회 수 10496 추천 수 5 2014.10.19 16:2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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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루와뚜의 파도를 즐기는 방법>

울루와뚜에 숨겨진 비밀의 해변을 찾았다. 발리에서 가장 빼어난 빛깔의 바다와 거친 파도,행복한 서퍼를 만났다.

울루와뚜는 발리섬 최남단의 남서부 지역을 일컫는다. '고귀한 절벽'이라는 이름을 가진 만큼, 이 지역에서는 경이로운 '절벽 뷰'를 감상할 수 있는 지형이 특징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울루와뚜 절벽 사원이다. 해발 75미터의 높이에 위치한 사원 아래로는 세월의 풍화가 빚어낸 웅장한 절벽과 바위, 거침없이 몰아치는 인도양의 파도가 있다. 많은 여행자들이 오롯이 이 '절경'을 감상하기 위해 울루와뚜를 찾는다. 힌두교도가 아니면 사원 내에는 들어갈 수 가 없다. 절벽을 따라 드리워진 산책로를 한 바퀴 둘러보고 기념 사진을 찍은 후 옆 동네인 짐바란이나 누사두아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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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울루와뚜를 즐겨보기로 했다. 울루와뚜에 대한 반가운 제보가 있었다. 짐바란에 위치한 아야나 리조트 앤 스파Ayana Resort and Spa의 서진희 지배인을 통해서다. 발리로 향하기 전 '최근 발리 로컬들이 향하는 비밀의 장소를 알려주세요'라는 SOS를 보냈다. 그는 울루와뚜 지역에 숨겨진 해변을 찾아가 보라고 했다. 그 이름은 술루반, 발랑안, 빠당빠당. "특히 전세계에서 온 숙련된 서퍼들이 찾는다고 합니다. 해변과 절벽 위로 이들을 위한 레스토랑, 바 등이 생기고 있다는 군요." 다시 한번 지면을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울루와뚜와 짐바란의 바, 레스토랑을 살펴본 결과 역시 아야나 리조트 앤 스파의 '록바Rock Bar'가 최고라는 추천 메시지도 함께.

사원을 방문하느라 허리에 둘렀던 사롱을 짧은 홀터넥 원피스 모양으로 고쳐 맸다. 안엔 수영복을 입었고, 드러나는 맨 살엔 SPF50 PA+++의 선크림을 꼼꼼히 발랐다. 콧등은 스페셜 케어가 필요하다. 두껍게 발리는 스틱형 선블록으로 덧발라야 살갗이 때 밀리듯 벗겨지는 참사를 막을 수 있다. 적도의 태양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뜨겁다. 먼저 술루반 비치로 향했다. 술루반 비치Souluban Beach는 프로 서퍼들이 찾는 해변으로 하와이의 노스 쇼어North Shore같은 곳이다. 가슴이 설렌다. 서핑에 대한 로망이 있어서다. 처음 서핑이란 익스트림 스포츠를 알게 된 건 '서핑 USA'라는 노래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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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루반 해변으로 가는 길. 서핑 보드를 들고 아슬아슬한 계단을 내려가는 서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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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루반 해변에는 파도 위의 서퍼들을 관찰할 수 있는 뛰어난 전망대가 곳곳에 자리해 있다.

 

  "바다가 있는 곳이라면 미국을 가로질러 캘리포니아처럼 모두 서핑을 즐겨요. 짐을 둘러메고 가죽샌들을 신고 있는 사람들을 보게 될 거예요. 헝클어진 여인들의 금발도. 서핑 U.S.A~"

19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미국 서부 해안의 젊음과 낭만을 대변하던 비치 보이스의 노래다. 처음 접한 팝송이라서 그 기억이 강렬했던 걸까? 서핑은 노래 가사에 등장했던 미국이나 호주의 '금발 여인들'이나 하는 건 줄 알았다. 그래서 처음 발리를 방문했을 때 발리가 서핑의 메카라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그렇다면 나도!' 쿠타로 향해 서핑 레슨에 도전했다. 첫 파도부터 가뿐히 보드 위를 일어서 또 한번 놀랐다. '혹시 서핑 신동?' 지금은 아닌 것을 알지만, 그땐 거의 모든 파도에 일어난 유일한 참가자라서 우쭐했다. 프롤로그에서 밝힌 '세계 일주 계획'에서 발리에 2달이나 머물고자 한 건 리얼 서퍼로 거듭나기 위한 것이었다는 것을, 부끄럽지만 밝혀둔다.

서핑은 중독성이 강한 스포츠다. 서핑에 빠진 이들은 '인생이 변했다'고 할 정도다. 지난 해 인터뷰를 했던 양양 해변의 한 서퍼는 '서핑은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다. 나와 자연이 물아일체를 이루며 득도의 순간을 경험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매번 보드 위에 서기만 했지, '파도를 타본 적'이 없으니 그 마음을 알 리가 있나. 술루반 비치를 찾은 서퍼들은 어떤 생각을 할 지 궁금했다. 술루반 비치는 깎아지른 절벽 아래 위치해 있다. 비치로 내려가기 전 벼랑 중간에 위치한 싱글핀 레스토랑Single Fin Restaurant에 들렀다. 이 곳은 서퍼들의 아지트다. 레스토랑의 테라스는 눈부신 인도양을 직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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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맛있는 음식과 훌륭한 전망을 지닌 싱글핀 레스토랑

 

상당히 먼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바다가 으르렁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노스 쇼어의 반자이파이프라인까지는 아니지만 5~8미터 높이의 파도 위를 미끄러지는 서퍼들의 모습이 보인다. 오전 열한시. 레스토랑의 테라스는 슬슬 분주해진다. 이른 아침 서핑을 나섰던 이들은 점심을 먹기 위해 올라왔고 이제야 도착한 이들은 서핑하기 전 파도의 상태를 확인하러 얼굴을 내밀었다.

어느 덧 테라스에는 20여명의 인파가 모였다. 시선은 모두 바다에 있다. 둥그렇게 말린 파도의 끝이 수면을 치면 서퍼들은 패들링을 하다 재빨리 몸을 일으킨다. "아!" "오!" "예스!" "웁스!" 댐…" 희로애락을 표현하는 온갖 감탄사가 사방에서 튀어나온다. 한 무리의 서퍼들이 술루반 비치로 내려갔다. 서핑 보드를 들고 좁은 골목을 지나자 근사한 바위가 나타난다. 그 아래로 내려가면 바다로 향하는 탈출구가 있다.

준비 운동을 하고 바다로 나가려는 서퍼들 중 유독 눈에 띄는 사람이 있었다. 중년의 서퍼인 플라비오다. 브라질에서 작은 호텔을 운영하는 그는 서핑은 물론 철인 3종 경기를 즐기는 만능 스포츠맨이다. "12년째 이 곳을 찾고 있어요. 물론 브라질에서도 서핑을 즐길 수 있지만 그 곳에선 '일상'이고 발리에선 '여행'이니까요."

그는 브라질과 미국, 호주, 포르투갈, 레위니옹 등 세계의 유명 서핑 스폿을 경험다고 한다. 그리고 술루반 비치 또한 세계적인 수준의 파도를 가졌다고 인정했다. 그는 서핑의 매력이 '자연과 나'만의 시간을 즐기는 것에 있다며 바다로 뛰어들었다. 뒤이어 만난 마이애미 청년 제프도 비슷한 대답을 했다. 파도에 몸을 맡기다 보면 그 어떤 잡념도 사라지고 평화를 찾는 다는 것. 그리곤 모든 근심과 번뇌를 바다 한 가운데 던져버린 듯한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서퍼는 파도를 사랑하고 파도는 자연이며 자연은 인간을 치유한다는 상관관계가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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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랑안 해변의 작은 와룽으로 모여들고 있는 여행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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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랑안에서 비치 발리볼을 즐기는 여행자.

 

  술루반에 이어 발랑안과 빠당빠당 해변을 차례로 찾았다. 발랑안 해변 또한 서핑의 명소다. 술루반 보다는 파도가 잔잔해 서핑과 수영을 모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호주와 유럽 등지에서 온 서양의 여행자가 대부분으로 자유로우면서도 평화로운 분위기가 맴돈다.

그런가 하면 빠당빠당 해변은 원래 로컬들만이 알고 있는 작은 해변이었지만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때문에 여행자들에게도 상당히 알려졌다. 이 곳은 울루와뚜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다 빛을 가진 곳으로 해수욕과 일광욕을 즐기고자 찾는다. 다음 번엔 이 세 곳의 해변에서만 길게 머물러야 겠다. 멋진 서퍼가 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행복한 미소는 담뿍 안고 돌아갈 수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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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여름 휴가때 마다 술루반 해변을 찾고 있다. 술루반은 발리는 물론 세계적으로 유명한 서핑 스폿이다. 5~8미터 크기의 파도를 만날 수 있으며 백 포지션보다는 프론트 포지션으로 타야하는 파도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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