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담배’로 나라가 들썩입니다. 새해 결심에 빠지지 않는 ‘금연’ 얘기는 물론이고 특히 올해는 2000원이나 오른 담배 가격 때문에 ‘어떻게 하면 더 싸게 살 수 있는지’가 애연가들의 초미의 관심사인데요. 아예 ‘만들어 피우자’는 사람들도 등장했습니다. 이쯤 되면 ‘담배대란’임이 분명한데요. 이런 가운데 수십 년 만에 반가운 말이 등장했습니다. “담배 1개비 300원!” 저도 어릴 적 텔레비전에서나 본 장면인데요. 동네 구멍가게나 가판대에서 팔던 ‘낱개 담배’를 뜻합니다. 그런데 ‘개비담배’ ‘개피담배’ ‘가치담배’ ‘까치담배’…. 부르는 말도 가지각색이네요. 뭐가 맞는 말일까요?
국립국어원에서 이 단어들을 찾아봤는데요.
*개비: ① 가늘게 쪼갠 나무토막이나 기름한 토막의 낱개 ② (수량을 나타내는 말 뒤에 쓰여) 가늘고 짤막하게 쪼갠 토막을 세는 단위 *개피: ‘개비’의 잘못 *가치: ‘개비’의 잘못. ‘개비’의 북한어 *까치: ‘개비’의 잘못
결국 ‘개비’가 맞는 말이네요. 그런데 ‘담배 한 가치, 두 가치’는 잘못된 말이라면서 ‘가치담배’는 ‘갑에 넣지 않고 낱개로 파는 담배’라는 뜻으로 사전에 올라 있네요. 그러면서 ‘개비담배’는 사전에 없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궁금해서 국립국어원에 문의한 결과 다음과 같은 답변을 받았습니다.
가늘고 짤막하게 쪼갠 토막을 세는 단위로 개비 가치 까치가 쓰이고 있지만, 이들 중 개비만 표준어임을 알려드립니다. 가치담배의 경우 관용적으로 굳어진 것으로 보고 이것만 표준어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결국 담배를 셀 때는 ‘개비’가 맞고, 낱개 담배를 말할 때는 ‘가치담배’처럼 한단어로 쓰거나 ‘개비 담배’처럼 띄어써야 한다는 말인데요.
‘대중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단어도 표준어로 인정한다’는 국립국어원 취지에는 공감합니다. 하지만 담배를 ‘한 가치’로 쓰는 것은 잘못됐다면서 ‘가치담배’는 표준어로 인정한다는 것은 앞뒤가 안 맞습니다. 사람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드는 게 아닌가 싶은데요. 기준이 좀더 명확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새해 첫 문제 나갑니다. 다음 '담배' 관련 보기 중 표준어가 아닌 것은 몇 번일까요.
① 담뱃값이 무려 2000원이나 올랐네 ② 담배나 피우고 올게요 ③ 재털이는 어디 있어요? ④ 담배 두 갑만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