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방송된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이종석과 이보영의 '연상녀 연하남'이란 대세 커플에 복수로 얽힌 스토리와 용서라는 감동, 게다가 주옥같은 대사까지 '히트 드라마의 종합선물세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요.
사실 저는 이 드라마 제목이 김영하의 소설과 같고 델리스파이스의 곡 '차우차우'의 중독성 있는 후렴구 가사여서 관심을 가졌는데요. '어록' 대열에 합류한 이종석의 대사를 살펴보다 무릎을 탁 치며 "정답"이라고 외치고 말았답니다. 바로 '다르다'와 '틀리다'를 설명한 부분인데요(위 사진 참조). 우리는 언젠가부터 '다르다'를 써야 할 자리에 '틀리다'를 쓰고 있습니다. 크게 잘못된 것 같지도 않고요. 분명 뜻도 다르고 품사도 다른데 말입니다. 이렇게 잘못 쓰는 이유는 뭘까요.
'다르다'는 형용사로 '같지 않다, 관계가 없다, 차이가 있다' 등의 의미로 사용합니다. "저 두 사람은 쌍둥이인 데도 성격은 아주 다르네" "역시 전문가라 다르군!" "가을 하늘은 여름과 정말 달라요!" 같이 쓰입니다. '같다'의 반대말로 영어의 'Different'의 뜻입니다.
반면 '틀리다'는 동사로 '옳지 않다, 잘못됐다' 또는 '바라거나 하려는 일이 순조롭지 않다'란 부정적 의미로 쓰입니다. "어제 시험에서 답을 2개나 틀렸어!" "아까 마트에서 한 계산이 틀린 것 같아" "약속시간에 맞춰서 가기는 틀렸네"와 같이 쓰이죠. 반대말은 '맞다'고 영어의 'Wrong'에 해당합니다.
위 두 사진에서 틀린 부분은 어디일까요? 오른쪽 사진에만 자전거가 있는 게 틀린 부분일까요? 아니죠. 그건 '다른 부분'이지 '틀린 부분'이 아닙니다. 그럼 틀린 부분은? 제목이 틀렸지요. '틀린 그림 찾기'가 아니라 '다른 그림 찾기'가 맞습니다.
왜 많은 사람들이 이처럼 '다르다'와 '틀리다'를 헷갈릴까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전문가들은 나와 다른 것은 무조건 틀리다고 생각하는 자기중심적이고 획일적인 사고가 우리 의식 속에 자리잡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틀리다'와 '다르다'를 구분하지 못하는 언어습관은 또 나와 다른 것을 인정하지 않는 사고를 형성할 수도 있겠죠. 나와 다른 것을 인정하는, 다양성과 개성이 존중되는 사회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울러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오해하는 일도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의 문제 나갑니다~ 다음 중 맞는 문장은 몇 번일까요? ⑴ 신세대의 사고방식은 우리와 정말 틀려. ⑵ 고등학교는 중학교와는 또 달라. ⑶ 그 소문은 사실과 전혀 틀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