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되요'는 안돼요?... "안된대요"
되/돼, 데/대
아침저녁으로 제법 서늘한 바람이 불더니 이내 가을내음까지 나네요. 산책하기 좋은 초가을!입니다. 며칠 전 회사 코앞에 있지만 늘 마음만이던 청계천을 작정하고 걷기로 했는데요. 나무와 풀, 제각각 사연있는 다리 등 늘 스쳐 지나던 것들이 사진 찍히듯 눈에 선명히 들어오네요. 그러다 '앙되요'라고 적힌 테이블 앞에 걸음을 멈추었는데요. 한 개그프로그램이 생각나 피식 웃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같은 자리 문구가 '앙돼요'로 고쳐 있더군요. 정확히 말하면 '앙'까지 '안'으로 고쳐야 하지만, 그래도 '되'와 '돼'를 구분해 맞게 고쳐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첫 번째는 '하' '해'를 넣어서 구별하는 방법입니다. 헷갈리는 자리에 '하' '해'를 넣으면 되는데요. '하'가 적합하면 '되', '해'가 적합하면 '돼'가 맞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이거 먹으면 안(되/돼)요" 여기에 '하'와 '해'를 대입해볼게요. "이거 먹으면 안하요" "이거 먹으면 안해요" 사실 두 문장 모두 좀 어색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해'를 넣은 뒷문장이 맞는 말이겠죠. 그럼 '안돼요'가 올바른 표현이랍니다. 두 번째 방법은 '되어'로 대치할 수 있는가를 살펴보면 됩니다. 만약 '되어'로 대치된다면 '돼'로 쓰는 게 맞습니다. 다시 위 예시문장을 볼까요. '이거 먹으면 안되어요' '되어'로 대치가 되네요. 그러므로 '안돼요'가 맞는 표현이랍니다. 이와 비슷한 경우로 '대'와 '데'도 있습니다. 특히 '데요'와 '대요'가 헷갈리는데요. '-데'는 말하는 사람이 직접 경험하여 알게 된 사실을 보고하듯이 말할 때나 그것을 회상해서 일러줄 때 '-더군' '-하더군'의 의미로 쓰이고, '-대'는 '-다고 해'가 줄어든 말로 남이 말한 내용을 간접적으로 전달할 때 씁니다. 그럼 어떻게 구분할까요. 예를 들어 알아볼게요. ㈀ 배가 고프데요 ㈁ 배가 고프대요 '데요'는 자신이 경험한 일을 회상하여 알려주는 말로, '더군요'의 의미를 지녔습니다. 그러므로 ㈀은 '배가 고프더군요'로 바꿔 쓸 수 있습니다. 그럼 ㈁은 어떤 뜻일까요. '대요'는 자신이 아닌 남이 말한 내용을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종결어미로 '-다고 해요'가 줄어든 말입니다. 그러므로 '배가 고프다고 해요'로 고칠 수 있답니다. ⑴ 오늘 시간 되/돼? ⑵ 공연장에 사람이 많이 왔대요/왔데요. 여기를 누르면 정답이 보입니다. ⑴에 '하'와 '해'를 대입해보면, '오늘 시간하/시간해?'가 됩니다. 둘다 말은 어색하지만 '시간하'보단 '시간해'가 더 자연스러운 표현이고, '시간되어'로 대치될 수 있으므로 '오늘 시간 돼?'가 맞습니다. ⑵에선 '왔대요/왔데요' 모두 맞는 말입니다. 각각 뜻이 다른데요. 왔'대요'는 왔'다고 해요'로, 왔'데요'는 왔'더군요'로 바꿔 쓸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