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이 되던 밥이 되던 해봐야지.” “오빠는 잘 있든?”
위에서 ‘던’은 ‘든’으로, ‘든’은 ‘던’으로 써야 합니다. ‘든’은 ‘든지’의 준말로, 어느 것이 선택돼도 차이가 없는 둘 이상을 나열함을 뜻합니다. ‘사과든 배든…’처럼. 또 나열된 것 중에서 어느 것이든 선택될 수 있음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계속 가든 여기서 굶어 죽든…’같이 말할 수 있지요.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중에서 어느 것이 일어나도 뒤의 것이 성립하는 데 아무 상관이 없음을 나타내는 말로도 쓰입니다. ‘노래를 부르든 춤을 추든’처럼 말입니다.
‘던’은 어떤 일이 과거에 완료되지 않고 중단되었다는 의미를 나타냅니다. ‘그냥 가던 길 가세요’처럼. 또 어떤 이에게 과거에 경험했거나 알게 된 사실을 회상하여 답하도록 묻는 말입니다. ‘더냐’보다 친근한 느낌을 줍니다. ‘그 여자가 그리도 좋던?’처럼 말하지요. ‘던지’는 ‘몸이 아팠던지 그는 움직이지 못했다’ ‘꽃이 얼마나 곱던지 눈물이 났다’ ‘그가 불쌍했던지 모두 돌아보았다’처럼 말해야 합니다. ‘든지’가 아닙니다.
‘든’과 ‘던’, 일상에서 잘못 쓰이는 언어 중 하나입니다. 옳고 그름 생각 없이 뭐든 하던 대로만 하면 나쁜 습관이 들 수 있지요. 말도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