푼타카나의 바닷가
유경순
열대야로 비틀어진 긴 가지들이
뭍바람의 작은 외침에
태양을 찾아서
오르고 또 오르고
부서진 조가비 속에
텅빈 맘 채우며
모래밭에 그려보는 그리운 것들
해를 가린 구름이
바닷속으로 흩어지고
붉은 산호초를 닮은
마음만이 바다 위를 서성인다
보이는 것은 온통
하늘과 바다 사이에 머물고
꺼억꺼억 바닷새의 메마른 몸짓
쉼을 찾아 날갯짓하고
쟁반 위 유리잔 속에 인생을 담그곤
오고 또 오고 가는 그들의 삶 속에
의미잃은 미소만이
내리쬐는 태양과의 만남이다
먼 훗날이 되어버린
수많은 발자국이 하얀 모래 위에 겹겹이 쌓이고
그속에 내발자국도 새기고
안도하는 작은 가슴이
슬퍼지는 바닷가
사계절 뜨거운 태양이
슬퍼지는 바닷가
부서지는 하얀 파도가 유난히 따뜻해
슬프지만 아름다운 푼타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