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서곡
-독립만세 운동
가원 유경순
누구의 발자국
누구의 외침인지
빛바랜 고서(古書)속에 잠들고
뜨거운 영혼만이
낡은 표지에 손때로 남아 있다
차가운 달 방울이
살빛 무궁화 꽃잎 위에
서럽게 내려앉아
밤이슬 눈물 되어 조선팔도를 적신다
찢겨진 옷고름은 바람 속에
육신은 땅속 진흙으로 뭉쳐지고
소망의 슬픈 고통은
까마득히 멀어진 옛말이던가
피 끓는 하늘 속에
팔도강산 무궁화 꽃밭
두 손 비는 염원이 붉게 물들고
“대-한-민-국- 만-세-”
우렁찬 목소리는
천지에 소리치고
하늘까지 울려 퍼지고
일천구백십구 년 기미년
백 년이 지났어라
잊혀지지 않을 우리의 몫
무궁화꽃에 담긴
그 얼은
날이 가고 세월이 흘러도 잊을 수 없으리
없..
으..
리..
또 백 년이 지난 후에도
-사진: 권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