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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 플라워
가원 유경순
보는 이 없는 밤에
한겹 한겹
송이 만개시키고
꽃이어서 슬픈
이름이 되어
못 박힌 벽에
거꾸로 매달려 있다
온종일
뒤집혀 버린
땅과 하늘에
흘러나온 향기는
하루살이도 외면하고
천지를 가득 메운 공기 속에
먼지 먹고 메말라 간다
세월은 흐르고 흘러
꽃은 꽃이 되고
잎은 잎이 되고
고고한 자태로
주름을 세월 속에 묻고 있다
거울 속에 하늘이 보이고
내 오래전 내가 비치고 있다
나는 세상을 바라보고
너는 나를 바라다보고 있다
그렇게 마른 꽃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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