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피어난 사연
앙상했던 나무에
눈꽃이 화사하게 피어나고
산과 들이 초록으로 옷을 갈아입고
형설의 공으로 쌓은 제단이 여기 세워졌다
겨울 들판처럼
앙상한 역경의 세월
십자가의 인내를 익히며
달리고 또 달리어 오늘 이 자리에 섰다.
끊임없는 광음을 지나며
두손을 모은 기도들
따스한 그 분의 입김을 받아
마침내 어여쁜 벚꽃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감사의 노래를 목메어 부르며
겸손한 섬김을 서원하는 엄숙한 시간
구름기둥, 불기둥으로 인도하심받아
황무지에 그 분의 기쁨이 되는 열매를
맺으리라.